[정영훈의 과학四時事] 서툰 목수가 연장탓

  • 입력 2008년 8월 14일 20시 21분


자식 교육이란 말만 나오면 대부분 부모들은 좋은 학원 찾느라 우왕좌왕 댈지 모른다. 그러나 학원만 보낸다고 능사가 아니다. 필자의 생각으론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부모들은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아이한테 공부하라고 하던지 책 한 줄 안 읽으면서 아이더러 독서를 강요하는 것은 콩 심어놓고 팥 나오길 바라는 심보다. 아이는 부모가 하는 행동 그대로 따라한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깨달은 바가 있어 TV를 치우고 거실을 책으로 가득 채운 적이 있다. 그러나 리모콘만 돌리면 나오는 짜릿한 격투기, 다이나믹 스포츠, 조명 가득 현란한 쇼프로에서 현실인지 가상인지 분간 못할 영화까지…, 한동안 금단증상에 걸려 혼났다.

최신형 TV에서 PMP, 휴대폰, 오락기, PC 등등 요즘엔 재미있고 유혹하는 게 너무 많다.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 못하는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도 만들지만 자칫 우리 아이들을 망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첨단 과학기술을 탓하거나 기기들을 치워버리는 건 정답이 아닌 것 같다. 대신 그 사이에 부모들이 슬그머니 끼어들어 같이 놀아보자. TV에서 좋은 과학방송을 같이 보고 PC를 통해 숙제를 검색해 보자. DVD를 이용한 영어공부. 특히 공부하다 머리를 식힐 겸 아빠와 즐기는 게임은 아이에겐 오락이 아니라 보약이다.

서툰 목수가 연장탓하는 법이다.

글·그림 정영훈 동아사이언스 기자 yh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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