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깨달은 바가 있어 TV를 치우고 거실을 책으로 가득 채운 적이 있다. 그러나 리모콘만 돌리면 나오는 짜릿한 격투기, 다이나믹 스포츠, 조명 가득 현란한 쇼프로에서 현실인지 가상인지 분간 못할 영화까지…, 한동안 금단증상에 걸려 혼났다.
최신형 TV에서 PMP, 휴대폰, 오락기, PC 등등 요즘엔 재미있고 유혹하는 게 너무 많다.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 못하는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도 만들지만 자칫 우리 아이들을 망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첨단 과학기술을 탓하거나 기기들을 치워버리는 건 정답이 아닌 것 같다. 대신 그 사이에 부모들이 슬그머니 끼어들어 같이 놀아보자. TV에서 좋은 과학방송을 같이 보고 PC를 통해 숙제를 검색해 보자. DVD를 이용한 영어공부. 특히 공부하다 머리를 식힐 겸 아빠와 즐기는 게임은 아이에겐 오락이 아니라 보약이다.
서툰 목수가 연장탓하는 법이다.
글·그림 정영훈 동아사이언스 기자 yh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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