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벌떡’ 일어나다 허리 ‘삐끗’

  • 입력 2008년 8월 25일 03시 00분


척추질환자 30% “기상때 응급 요통”

밤새 굳은 근육 풀어준 후 일어나야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다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물건을 들 때 허리를 삐끗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 삐끗하는 사례가 더 많다는 통계도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1개월간 내원한 척추질환자에게 “언제 응급 요통을 경험했느냐”고 물은 결과 △아침에 일어날 때 30% △의자나 바닥에서 몸을 일으킬 때 20% △운동할 때 16% △허리를 굽혀 물건을 들어 올릴 때 15% 등이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응급요통이 발생하기 쉬운 것은 밤새 허리 근육이나 인대가 뻣뻣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굳어 있는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풀어 주지 않고 벌떡 일어나거나 양치할 때 허리를 갑자기 숙이니까 근육과 인대 파열이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파 등에서 불편하게 자다 일어나면 허리를 삐끗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

김경훈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밤늦게까지 올림픽 주요 경기 재방송을 보며 소파에서 잠들었다가 아침에 허리를 삐끗했다고 병원에 온 환자가 많았다”면서 “소파는 침대보다 푹신하고 폭이 좁아 불편하게 잠을 자기 때문에 척추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돼 응급요통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침 응급요통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허리 부위를 충분히 풀어 주고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누운 자세에서 발끝을 쭉 폈다 접고, 무릎을 세웠다 펴고 기지개도 켜면서 밤새 웅크렸던 근육을 풀어 준 후 조심스럽게 일어난다.

이미 허리를 삐끗했다면 2, 3일은 누워 쉬는 게 좋다. 응급 처치를 하면 대부분 좋아지지만 사흘이 지나도 계속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기까지 하면 디스크파열 혹은 압박골절일 소지도 있다. 병원에서 X선,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정확한 원인을 밝혀야 한다. 특히 뼈엉성증(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압박골절의 위험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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