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예방 위해 방과후 손씻기 꼼꼼히
“엄마∼ 학교 가기 싫어요!”
이번 주부터 대부분의 학교가 개학한다. 방학 동안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힘들었던 학부모들은 “이제 한시름 놓겠다”며 안심한다. 그러나 학생 중에는 생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개학증후군’을 겪을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부모가 개학 전후 일주일을 잘 관리해야 아이가 건강하고 유쾌하게 새 학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 방학 동안 무너진 생체리듬부터 회복
아이들은 방학 동안 TV 시청, 게임 등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 상태에서 개학을 하면 아이는 개학 후 3, 4일 동안 등교 자체를 힘들어한다. 심한 경우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프다고 핑계를 대며 결석하려 한다.
주로 수면 부족 때문이다. 소아나 청소년은 성장기이므로 절대수면시간이 필요하다. 생리적 수면 요구량은 6세부터 12세 사이가 10∼11시간, 12세부터 18세까지는 9시간이다. 절대수면시간을 유지해야 몸의 기능이 회복되고 인지능력이 발달한다.
늦게 자는 것이 습관이 된 상태에서 개학을 해 일찍 기상하면 절대 수면시간이 부족해져 건강 유지에 이상이 생긴다. 학교에서 수업시간 중 졸거나 두통이 생기며 짜증이 커지고 반응속도나 기억력이 저하된다. 수업 중 집중력도 떨어진다.
심한 경우 ‘지연성 수면위상 증후군(delayed sleep phase syndrome)’을 겪는다. 밤에는 활기가 넘치지만 낮에는 졸리고 피곤한 증세다. 늦은 밤이나 새벽이 돼야 잠이 온다.
따라서 개학 10여 일 전부터 부모와 함께 계획을 짜고 수면과 기상에 일정한 ‘규칙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개학 10일 전에는 방학 중 평균 수면시간을 계산해 우선 그 수면량은 채우며 취침, 기상시간을 ‘개학 시 취침, 기상시간에 맞춰 조절한다. 한꺼번에 시간대를 조절하기보다 하루에 5∼10분, 일주일에 30분 정도 기상시간을 앞당겨 일어나면 개학 후 기상시간에 생체리듬을 맞출 수 있다.
○ 손만 잘 씻어도 감염질환 70% 예방
혼자 집에서 지내다 다시 단체생활을 시작하면 감염질환에 걸리기 쉽다.
세균성 이질은 세균에 의한 급성 염증성 결장염으로 전염력이 강해 개학을 맞아 등교하는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감염질환이다.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여름 캠프, 휴양지 등에 참여해 감염된 아이가 등교할 경우 교실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고열 구토 복통 설사가 나타난다.
침에 의해 전파되는 유행성 이하선염도 개학 시기에 발생하기 쉬운 감염병이다. 발열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이 발생하며 침샘이 붓고 통증이 있다. 급성출혈결막염, 인두결막염, 급성포상결막염, 각막결막염 등의 눈병도 여름방학 후 친구들을 만나면서 감염되기 쉽다. 주로 눈이 가렵거나 충혈과 눈곱이 많이 생긴다.
개학 후 감염질환을 막으려면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쉬는 시간 중간 중간에 손을 자주 씻도록 개학 전부터 주지시킨다. 방학 중 집에 있을 때도 한두 시간마다 손 씻는 습관을 들인다. 방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철저히 하게 한다. 손만 깨끗이 씻어도 감염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
○ 개학 스트레스는? 대화로 풀자
아이가 개학 후 배앓이 두통 등 통증을 호소하면 꾀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꾀병이 아닌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일 수 있다.
아이들이 받는 개학 스트레스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하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과중해진 학업량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는 아이가 늘고 있다. 스트레스가 과도해지면 집중력 저하 등 학습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우선 개학 일주일 전부터 아이의 상태를 관찰한다. 자주 손톱을 물어뜯거나 복통을 일으키며 눈을 깜박거리는 경우, 전에 비해 짜증 및 투정을 많이 부리면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증거다. 잠을 잘 못 자고 식욕이 떨어지며 동생과 자주 싸우기도 한다.
이 경우 아이를 불러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느낌을 최대한 말하게 한다. 아이가 개학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경우 학기 중 아이가 즐거워했던 학교생활을 상기시키며 ‘학교는 재미있고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곳’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또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를 쓰게 하면 개학 후 학교 숙제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저학년일수록 밀린 방학숙제 때문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것에 걱정을 많이 하므로 방학숙제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챙겨준다.
(도움말=김남수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홍성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김종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교수, 조수진 이대목동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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