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노아의 방주’ 한국에서도 띄웠다

  • 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의 내부 모습. 동식물 종자 50만 점의 유전자원을 100년 동안 저장할 수 있는 저온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 제공 농촌진흥청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의 내부 모습. 동식물 종자 50만 점의 유전자원을 100년 동안 저장할 수 있는 저온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진 제공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국제보존소’ 지정

농촌진흥청은 농업유전자원센터를 ‘국제안전중복보존소’로 지정하는 양해각서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작물다양성재단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세계작물다양성재단은 전쟁이나 천재지변에 대비해 노르웨이 스발바르 섬에 세계적으로 중요한 종자를 모아 보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발바르 섬이 ‘유전자판 첫 번째 노아의 방주’라면 한국의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제2의 방주’가 되는 셈.

2006년 말 경기 수원시에 문을 연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종자 50만 점을 100년간 보관할 수 있는 첨단 종자보존시설이다. 동식물 조직을 영하 196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초저온 저장고와 로봇 입출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리히터 규모 5.0의 지진도 견딜 수 있다.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원은 식물 종자 18만 점, 미생물 2만 점 등 총 25만여 점. 이는 미국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세계 6위 규모다. 가축과 곤충도 체세포 등의 형태로 보존하고 있다.

특히 스발바르 섬의 유전자원은 보관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꺼내 쓰기 어려운 데 비해 농업유전자원센터가 보관하고 있는 종자는 품종 개량 등의 연구를 위해 꺼내 쓰기 쉽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농진청 측은 설명했다.

또 농진청은 앞으로 FAO 산하 연구기관과 동남아, 중남미, 중앙아시아, 동유럽 국가들의 유전자원을 받아 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대만의 채소 종자와 미얀마의 벼 종자 등이 올해 안에 들어올 예정이다.

김태산 농진청 유전자원과장은 “한 나라 종자산업의 성패는 다양한 유전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다른 나라의 유전자원을 우회적으로 확보하는 기틀이 마련된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신품종 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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