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쟁탈전’ 유료방송 시장 요동

  • 입력 2008년 9월 9일 02시 56분


업체들 600만명 가입 목표 인프라 확충

콘텐츠 안정적 확보 여부가 성패의 관건

지상파 - 케이블 업계와 협상 난항 예상

■ 방통위, IPTV사업자 3곳 선정

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인터넷TV(IPTV) 사업자로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3개 회사를 선정함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부터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다.

인터넷으로 방송을 제공하는 IPTV는 방송 채널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으며, 드라마 주인공이 입은 옷을 곧바로 검색해 주문하는 등의 양방향 서비스도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미 150만여 명의 가입자에게 IPTV 서비스를 제공해 온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이번 선정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실시간 재전송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의 전송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케이블TV 방송사와의 마찰로 일부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 내달부터 본 서비스 시작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지상파 방송 실시간 재전송을 포함한 IPTV 서비스를 10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데이콤도 올해 시범서비스를 거쳐 내년 초 본서비스를 시작한다.

방통위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의 가입자는 2012년 289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KT,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은 이보다 더 많은 520만∼600만 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은 2012년까지 인프라 확충, 콘텐츠 확보 등에 각각 1조7000억 원, 1조6000억 원, 9196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케이블 업체와 치열한 경쟁

이럴 경우 현재 가입자 15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 업체(SO)와 IPTV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티브로드, CJ, 씨앤엠 등 주요 케이블TV 업체들은 IPTV와 경쟁할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를 늘리는 한편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 통신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는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10월부터 IPTV 제공사업의 허가 신청을 수시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케이블TV 업체가 아예 IPTV 사업권을 딸 가능성도 있다.

○ 정부 “지상파와 협상 중재”

IPTV 업체들은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의 유력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케이블TV와의 경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시한 전송료가 IPTV 업체들의 예상보다 높아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박노익 융합정책과장은 “필요하다면 지상파 재전송 협상을 중재하겠다”고 밝혀 재전송 협상에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SO와 IPTV 간 갈등 구도 때문에 SO와 가까운 프로그램제공업체(PP)들이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존 및 신규 PP를 대상으로 메가TV 채널 공급 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시청률 상위 50위권 내 업체들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인기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IPTV의 안착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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