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나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세요. 혈압이 낮아집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몸을 이완시키는 음악이나 특수음향을 들려주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시애틀대 연구팀은 고혈압 노인 41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마음을 이완시켜 주는 음향을, 다른 한 그룹에는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들려준 결과 ‘파도 그룹’은 평균 최고혈압(수축기혈압)이 141mm/Hg에서 132mm/Hg로 떨어졌고, ‘모차르트 그룹’도 141mm/Hg에서 134mm/Hg로 떨어졌다. 두 그룹 모두 눈에 띄게 혈압이 낮아진 것이다.
이 실험은 한 번에 12분씩 매주 3회 실시했으며 총 4개월간 계속됐다.
연구팀은 파도 소리와 모차르트의 음악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을 줬는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 실험 후 노인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노인 중 절반 정도는 파도 소리와 모차르트의 음악을 계속 들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중단했다. 그 결과 음악을 계속 들은 노인의 혈압은 낮아진 상태가 유지된 반면 중단한 노인은 실험 전 혈압으로 돌아갔다.
이 결과에 대해 박종훈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음악이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음악은 고혈압 치료에 의학적으로 타당하고 권장할 만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음악이나 파도 소리는 규칙적으로 편안한 음이 반복되기 때문에 대뇌에 직접 작용해 알파(α)파를 활성화시킨다. 알파파가 작용하면 몸의 흥분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일반적으로 알파파는 잠잘 때나 명상할 때 많이 활성화된다. 알파파의 작용으로 명상하거나 잠잘 때 혈압은 통상적으로 깨어 있을 때보다 낮은 편이다. 결국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명상 효과를 내면서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것.
전문가들은 새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도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으며 호흡을 천천히 할 때도 알파파가 활성화된다고 추천한다. 호흡을 할 때는 1회 호흡 시간을 짧게 하지 말고 6초 이상 길게 늘리는 것이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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