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디지털 음악시장 경쟁 중

  • 입력 2008년 9월 26일 15시 53분


‘마이스페이스 뮤직’ 사이트의 메인화면.
‘마이스페이스 뮤직’ 사이트의 메인화면.
‘마이스페이스 뮤직’ 사용자 플레이어 리스트 화면.
‘마이스페이스 뮤직’ 사용자 플레이어 리스트 화면.
마이스페이스, 애플에 본격적인 도전장

미국 판 '싸이월드'라는 별칭이 따라붙는 '마이스페이스'가 디지털 음악시장에 대한 야심을 본격화 했다.

26일(현지시간) 마이스페이스는 세계 4대 음반사(EMI뮤직, 소니 BGM, 유니버설 뮤직, 워너 뮤직 등)와 손잡고 음악플랫폼인 '마이스페이스 뮤직(www.myspce.com/music)'을 선보였다.

앞으로 음악 소비자들은 전 세계 4대 메이저 음반사가 내놓은 최신 음원을 자신의 컴퓨터에서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대신 마이스페이스가 제공하는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는 조건에서다.

마이스페이스 뮤직은 당분간 미국 지역 접속자들로 사용이 제한된다. 그러나 머지않아 전 세계 2억에 가까운 마이스페이스 마니아들에게 제공될 '마이스페이스 뮤직'의 핵심은 "PC에서 무료로 음악을 듣게 하겠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마이스페이스 뮤직'이 선보이는 기능은 ▲음악 관리 툴인 마이뮤직(MyMusic) ▲광고를 보면서 무료로 무제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 스트리밍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플레이 리스트 ▲4대 음반사 소속 아티스트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카탈로그 ▲아마존 MP3를 통해 DRM-free MP3 음원 구입 및 다운로드 ▲ 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 등이다.

● PC에서 듣는 음악은 앞으로 '공짜'

현재 디지털 음악 시장은 데스크탑 PC나 MP3플레이어, 휴대전화 등 휴대용 IT기기에 한 곡당 1달러 내외의 다운로드 가격 정책이 지속돼 왔다. 그런데 이번에 마이스페이스는 메이저 음반사들과의 극적인 협상을 통해 PC에서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크리스 드월프 마이스페이스 CEO는 한 인터뷰에서 "유저들이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됐고 대신 '아이팟' 같은 MP3플레이어에 다운로드 할 때만 유료로 하겠다"며 "앞으로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제공하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마이스페이스 뮤직은 단지 음원(音源)시장에 그치지 않고 프리미엄 오디오, 비디오 콘텐츠, 전자 상거래, 사용자 및 아티스트용 플레이 리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상품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시장의 강자로 태어나겠다는 계획도 동시에 발표했다.

마이스페이스는 무료 음원 서비스를 위해 저작권에 민감한 음반사를 달래기 위한 '당근 정책'도 선보였다. '마이스페이스 뮤직'을 광고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이날 공개된 마이스페이스 뮤직 런칭에 맥도날드, 소니 픽처스, 스테이트 팜, 도요타 등 세계적인 기업이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마이스페이스의 개인 뮤직 플레이어에 자사 광고를 부착하기로 했다. 소니 픽처스는 자사의 최신 코미디 작품 홍보를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펼쳐갈 계획이고, 보험회사인 스테이트 팜과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 역시 각종 이벤트를 통해 뮤티즌(Music+Netizen)과의 접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 아이튠스, 마이스페이스, 아마존 음원 3국지

마이스페이스가 이렇게 공격적 서비스를 시도한 배경으로 초기 SNS(Social Network Service)로 출발했던 회사의 정체성이 시간이 갈수록 점차 디지털 음악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큐박스닷컴(Qbox.com)의 권도혁 대표는 "우리가 미국 판 싸이월드라고 알고 있는 '마이스페이스'는 사실 탁월한 음악 사이트"이라며 "500만 명이 넘는 뮤지션들이 자신의 공간에서 2000만 곡이 넘는 음악을 공유하며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자신의 '마이스페이스(미니 홈페이지)'에 소속사 없이 활동하는 인디 아티스트가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됐다. 누리꾼들에게 인기를 얻어 자연스레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사례도 흔하다. 메이저 음반사들이 마이스페이스의 '공짜음악 정책'과 타협한 이유도 바로 이 같은 최대의 음원 교환 사이트로 발돋움한 마이스페이스와의 '윈-윈'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마이스페이스 뮤직'의 출범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회사는 다름 아닌 '아이팟'으로 유명한 애플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애플의 온라인 스토어인 '아이튠스'는 미국 음악 판매 시장에서 오프라인 시장의 최강자인 '월마트'를 제칠 정도로 승승장구 중이다. 애플은 미국 시장에서만 5000만 명 이상의 소비자에게 50억 개의 이상의 음원을 판매해왔을 정도로 전 세계 유료 음원 시장을 독식해왔다. 2007년 까지만 해도 미국 음반 판매 시장에서는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 오프라인 매장의 우위가 지속돼 왔던 것.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까지 음원 서비스를 선언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한 베스트바이 역시 P2P 사이트의 강자 냅스터 인수를 선언하고 디지털 음악 시장 진입을 예고한 상황이다. 전통적인 음반 시장이 몰락한 대신에 다운로드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음원 시장이 가장 뜨거운 디지털 미디어 시장으로 떠오른 셈이다.

'아이팟'을 무기로 한 애플, 그리고 전통적인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의 강자인 '아마존' 그리고 전 세계 2억 명의 열혈 SNS 유저들을 무기로 한 '마이스페이스'의 뜨거운 음원 경쟁이 흥미로워진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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