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무한채널-맞춤형 콘텐츠… TV 진화의 종점
TV보며 영상통화-원격 화상회의등 활용도 무궁무진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3개 업체가 이달부터 잇달아 IPTV시대를 연다. IPTV는 무엇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알아봤다.
○ IPTV는 새로운 서비스
사람들은 더 편리해진 주문형 비디오(VOD) 혹은 야구경기에서 외야석, 내야석 등을 멀티앵글로 시청하는 것으로 IPTV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한 단면일 뿐이다. IPTV는 크게 네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고품질이다. 화질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고급 콘텐츠가 초고속통신망으로 TV에 공급된다. 두 번째는 무한 채널이다. 채널 수를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다. 세 번째는 양방향성. 여론조사를 TV로 하고 시청자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해 결론을 바꿀 수 있다. TV 시청 중에 영상통화, 원격화상회의 등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지막은 개인화(化)다. IPTV 사업자는 누가 무엇을 보는지를 분석해 사용자에 맞게 프로그램과 광고 등을 공급한다.
비슷한 서비스와 비교하면 조금 더 명확해 진다. IPTV는 인터넷방송과는 크게 다르다. IPTV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훨씬 강하다. TV와 PC 모니터 앞의 행동과 자세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또 해상도과 보안성, 시스템 안정성이 뛰어나다.
IPTV와 디지털케이블 TV는 모두 양방향성이고 VOD를 제공한다. 하지만 양자(兩者)는 고급 세단과 경차처럼 IPTV가 질적으로 월등하다.
○ 만족스럽다…써본 사람들의 반응
현재 3개 IPTV업체는 시험서비스를 진행 중이어서 소비자의 정확한 이용행태 등은 알 수 없다. 다만 이에 앞서 2006년 말 정부의 주도로 실시된 IPTV 시험서비스를 통해 반응을 엿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만족하는 이용자가 많았다. 당시 콘텐츠가 빈약했고 사용자환경(UI)도 제대로 구현되기 전이었으나 이용자의 절반가량(47%)이 상용화할 경우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주 이용자는 30, 40대 가정주부였고 인기 있는 콘텐츠는 영화 VOD와 지상파드라마(재방송), 뉴스, 날씨, 게임, 오락, 교육 등이었다. 전자상거래는 이용방법이 어렵고 복잡해 이용률이 낮은 게 눈에 띈다.
아파트 상가 내 점포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점포 내부를 보여주는 사용자 개발형 서비스도 인기가 좋았다. 상인과 고객 모두가 만족해 새로운 지역정보 서비스로의 발전가능성을 뒷받침했다.
○ 풀어야할 과제들
IPTV의 안착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다. 수익모델이 마땅치 않자 콘텐츠를 쥐고 있는 방송채널사업자(PP)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게다가 IPTV 업체들은 손익분기점인 200만∼300만 가입자를 확보하기까지 케이블TV 사업자 등과 혈전을 치러야 한다.
윤경림 KT 미디어본부장은 “가시적으로 수익모델이 불투명하지만 IPTV의 잠재력은 엄청나다”며 “IPTV의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대박이 날지 누구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IPTV 시장의 기반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2008년 6월 현재 1505만 명에 이르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주거구조에서 유리한 편이다. 때문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IPTV 시장의 상용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IPTV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말 2008∼2012년 5년간 IPTV의 생산유발효과로 6조8000억∼10조1750억 원을, 고용유발효과로 3만7000∼5만6000명을 예상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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