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쓸때 거짓말 더 많이 한다

  • 입력 2008년 10월 7일 16시 13분


사람들이 이메일로 의사소통을 할 때 더 자주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럿거스 대학 등의 교수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심리 실험 결과, 손으로 쓴 문서보다 이메일로 의사소통을 할 때 거짓말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실험에 참가한 학생 48명에게 각각 89달러를 주고 다른 사람과 돈을 나눠 갖게 했다. 돈을 나눠 가질 대상은 학생들과 안면이 없고 학생들이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다. 다른 사람들과 돈을 나누기 위해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은 이메일과 일반 편지 중 하나를 사용하게 했다.

실험 결과 이메일로 의사소통을 한 학생 중 92%가 거짓말을 한 반면 편지로 의견을 주고받은 학생 가운데서는 64%가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을 한 학생들은 돈을 나눠가질 상대에게 전체 액수를 89달러보다 적게 알려주면서 공평하게 나누는 거라고 설명한 뒤 조금 떼어주고 나머지를 자신이 '착복'했다.

이메일 사용자 중 거짓말을 한 사람은 평균 29달러를 상대에게 떼어주고 자기가 60달러를 가졌다. 반면 손글씨 편지 사용자 중 거짓말을 한 사람은 평균 34달러를 떼어주고 자기가 55달러를 가져갔다.

연구진은 다시 69명의 학생에게 돈을 나눠주고 이번에는 아는 사람과 돈을 나누라고 요구했다. 이 경우 거짓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으나 현저하게 줄었다.

뉴저지 주 럿거스 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테리 커츠버그 교수는 "사람들은 글을 직접 쓸 때와는 달리 타이핑할 때 이기적인 행동을 더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펜과 종이를 사용하는 전통적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할 때보다 하이테크 의사소통 수단을 사용할 때 더 대담하게 남들을 속이게 된다는 것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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