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한국’ 카운트다운만 남았다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실제 발사상황 가정 1, 2단 로켓 조립시험 비지땀

12월이면 발사장도 완공… “세계적 수준과 맞먹어”

내년 초 한국 첫 우주로켓 발사…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가다

한반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한국 최초의 우주로켓 발사장 ‘나로우주센터’는 내년 2분기(4∼6월)로 예정된 소형위성발사체(KSLV-1) 발사를 앞두고 지상로켓 시험과 발사대 공사가 한창이었다.

16일 나로우주센터의 중심부에 있는 로켓 조립동. 안전모를 쓴 연구원이 버튼을 누르자 육중한 크레인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레인은 2t이 넘는 KSLV-1 상단로켓을 훌쩍 들어올리더니 순식간에 조립동 반대편에 뉘어놓은 1단 로켓 앞까지 가져갔다. 이날 로켓 조립동에서는 1단 로켓과 2단 로켓을 연결하는 모의 조립시험이 진행됐다.

높이 33m, 무게 140t인 KSLV-1은 과학기술위성 2호를 164km 상공까지 보내는 1단 로켓과 그 뒤부터 우주 궤도까지 올려 보내는 2단 로켓으로 이뤄진다. 1단 로켓은 현재 러시아와 공동 개발 중이고, 2단 로켓과 과학기술위성 2호는 순수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

박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체계실장은 “실제 발사 상황을 가정해 로켓의 정상 작동 유무를 확인하는 최종 과정”이라며 “발사 전까지 이런 테스트를 10번 넘게 해 발사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SLV-1은 내년 2분기 발사될 예정이다. 1단 로켓 개발이 늦어지면서 발사 일정이 올해에서 내년으로 연기됐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사업단장은 “세계적으로 첫 발사에 성공할 확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자칫 시간에 쫓겨 발사를 서두를 경우 로켓 발사를 그르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완공 예정인 발사장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마주보고 있는 마치산(해발 380m) 중턱을 깎아 만들었다. 조립동을 나서 버스를 타고 10여 분을 달리자 산중턱에 높이 75m의 육중한 대형 피뢰침 3개가 눈에 들어왔다. 발사장 주변에 떨어지는 ‘마른벼락’을 막기 위한 것이다.

2001년 4월 건설이 시작된 나로우주센터에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이르는 510만8350m²의 터에 3125억 원이 투입돼 발사통제동, 추적레이더동, 로켓 조립동, 우주교육홍보관 등 9개 건물이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완공될 발사대는 우주 로켓 발사에 필요한 최첨단 기계 설비와 전자장비가 밀집해 있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오랜 발사 경험을 가진 러시아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세계적인 발사장과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에는 항우연 소속 연구원 120명을 비롯해 발사장 건설을 맡은 현대중공업, 로켓 조립을 맡은 대한항공 등 협력업체 직원 100여 명이 24시간 대기상태에 있는 등 벌써부터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이문기 교육과학기술부 거대과학지원관은 “내년 초 첫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자신의 힘으로 위성을 쏘아올린 9번째 나라, 자국 내 우주로켓 발사장을 가진 13번째 나라가 된다”고 말했다.

고흥=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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