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을, '갱년기' 장애

  • 입력 2008년 11월 4일 09시 31분


얼마 전부터 부쩍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서 유난히 길었던 더위가 물러가고 풍성한 가을을 맞이했다.

가을은 들판의 오곡백과가 결과를 평가받는 때인 만큼 무엇인가를 거두어들이는 계절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가을은 이제 서서히 시들어가면서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건강한 갱년기가 행복한 중년을 만든다

우리의 인생에도 가을이 있다. 인생에서의 가을은 정신적ㆍ육체적 변화를 겪는 장년층에 해당될 것이다.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날에 대한 생각에 잠기기도 하며 대비를 하는 때인 것이다.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가을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남성은 단순히 성적능력저하나 몸과 마음의 부조화에 대한 비교적 단순한 고민을 하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 보다 훨씬 심각해서 신체적인 고민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민에도 빠지게 된다.

편강세 한의원 하충효 원장은 "일반적으로 여성은 어린 날 초경에 놀랐다면 중년의 폐경에는 실망을 한다. 폐경은 대부분이 갱년기의 중반에 나타나며 갱년기는 폐경을 중심으로 전반기와 후반기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 폐경 전후로 여성 생식기의 퇴화와 더불어 각종 성인병 유발은 물론이고, 우울증과 불면증 등의 정신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신체적ㆍ생리적 장애가 바로 '갱년기 장애'다"라고 설명한다.

갱년기 증상은 다양하고 종합적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 거린다 ▲얼굴에 열이 오른다 ▲머리가 무겁고 아프다 ▲갑자기 우울해 진다 ▲건망증이 심해진다 등의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것부터 해서 심각한 장애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의학 경전인 '황제내경'에는 "여성은 7의 7배수, 즉 49세가 되면 임맥(任脈)이 공허해지기 시작하고 피의 바다인 충맥(衝脈)이 쇠퇴한다. 피가 적어지면 마침내 월경이 끊어지고 생식능력이 없어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바로 갱년기 여성의 생리적 변화 상태를 설명한 것.

하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장애를 간기울역증(肝氣鬱逆症), 월경과기부지증(月經過期不止症), 연미로경수단증(年未老經水斷症)의 3가지로 분류한다. 간기울역증은 간기운의 부조화로 일어나는 증상으로서 자율신경부조나 심인성질환 위주의 치료가 필요하며, 나머지 2 가지는 출혈이나 폐경 등 월경과 호르몬조절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혈액과 기의 순환을 중심으로 처방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갱년기'라는 말은 한자로 '更年期'라고 쓰며, 이는 해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갱년기가 왔다고 해서 더 이상 여성이 아니라는 비관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제2의 인생이 시작된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계약기간이 끝나고 다시 갱신할 때 불리했던 조건을 수정하듯이 갱년기에 오히려 꾸준한 운동과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찾음으로 해서 건강한 생활을 계속 영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 서울 편강세 한의원 하충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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