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서 행복한 노후… 4인의 경험담
○ 편리한 의료 서비스
서울 강남 지역에 살던 박영진(63) 씨는 지난해 경기지역의 한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그는 10년째 당뇨와 고혈압으로 고생했다. 평소 공복혈당 수치가 220까지 올라갔고 최고혈압이 150을 넘었다. 나름대로 병원에 열심히 다니며 관리를 했지만 건강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박 씨는 실버타운에 입주한 후 단지 내 의료서비스를 받으며 몸이 좋아졌다. 전문의가 상주해 정기적으로 혈당을 체크하고 약물 처방을 내려줬다. 물리치료사는 운동치료, 헬스센터의 운동관리사는 운동량을 관리해줬다. 영양사는 박 씨에게 맞는 식단을 알려줬다.
입주 1년 후 박 씨의 혈당은 129까지 떨어졌다. 그는 요즘 실버타운에서 제공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몸을 가꾸고 있다. 많은 실버타운이 대학병원과 연계해 실버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씨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뇌중풍 등 갑작스러운 중증질환이 걱정이었는데 대학병원과 연계돼 있어 만일의 응급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정민(68) 씨는 5년 전 허리 디스크수술을 받았다. 키 160cm에 몸무게가 73kg으로 과체중 상태여서 요통이 심했다. 김 씨는 박 씨와 마찬가지로 실버타운 내 운동관리사와 영양사로부터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을 처방받았고, 재활치료사에게 근육이완체조를 배웠다. 통증이 많이 줄었지만 유달리 요통이 심한 날에는 집으로 식사와 청소서비스를 불렀다.
협력병원인 대학병원 전문의는 “통증이 재발하는 기간이 더 짧아지면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약물 치료로 괜찮을 듯하다”고 진단했다.
김 씨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치료 6개월이 지난 김 씨의 체중은 64kg까지 줄었다. 통증도 많이 줄어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김 씨는 “지속적으로 전문의가 몸 관리를 해 주니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걷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여가활동으로 삶의 활력 되찾아
장미숙(75) 씨는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이 모두 이민을 떠나 버려 홀로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장 씨는 나이가 들면서 심한 관절염으로 보행이 불편해 여러 생활 서비스를 얻을 요량으로 실버타운을 찾았다. 다행히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건강은 점차 회복됐다.
장 씨가 얻은 것은 건강만이 아니다. 그는 실버타운 안에 있는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삶의 활력을 찾았다. 장 씨는 실버타운 내에서 운영 중인 서예교실에 열심히 다니고 있다.
장 씨는 “실버타운에 입주하기 전만 해도 무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며 “새로 사귄 친구들과 인생을 회고하면서 삶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정기(72) 씨는 교직에서 은퇴한 후 자식들과의 불화로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다. 우울증 때문에 무기력증, 불안감, 의욕부진 증상이 나타났다. 황 씨의 부인은 이대로 두면 우울증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해 실버타운 입주를 권했다.
1년 전 실버타운에 들어온 황 씨는 타운 내 정신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약을 복용했지만 약효가 당장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복지상담사가 동호회 활동을 권했다. 황 씨는 부인의 손에 이끌려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황 씨가 처음 선택한 것은 등산. 의외로 동호회 활동에 신이 났다. 이어 게이트볼과 바둑 등 동호회 활동을 늘렸다. 협력병원의 화병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명상까지 배웠다.
우울증은 서서히 사라졌다. 황 씨 부부는 실버타운에서 실시하는 내장산 단풍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예약을 마쳤다. 황 씨는 “노인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야 병이 생기지 않는다”며 “다양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갖춘 실버타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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