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피트니스]수업시간에 꾸벅꾸벅 알고보니 ‘기면증’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현민이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된 후부터 수업시간에 조는 일이 잦아졌고 성적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수업 태도가 좋았고 성적도 우수했다.

현민이 어머니는 야단을 치고 달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현민이는 “수업에 흥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졸음이 쏟아져서 집중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진찰 결과 현민이는 밤에 코를 골지 않고 잘 자는 편이었지만 심하게 졸리는 증상이 있고 감정적으로 흥분하면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인 기면증이 있었다. 현민이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은 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됐다.

현민이는 기면증으로 생긴 심한 졸음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극단적인 경우다. 그러나 상당수 학생은 기면증이 아니더라도 수업시간에 졸음이 오면서 집중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 뇌는 추론 상상 기억 등을 하기 위해 기본적인 각성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졸음이 심하다는 것은 이런 기본적인 뇌의 상태가 잘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졸음이 많은 자녀를 둔 부모는 다음과 같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밤잠은 6시간 이상 충분히 자도록 해준다. 또 수면 중에 코를 골거나 몸을 심하게 움직이는 일이 없도록 도와준다. 코를 골거나 몸을 심하게 움직이면 보기에는 깊이 자는 것 같지만 실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 충분히 잠을 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뇌활성도는 하루 중 사이클이 있으므로 이를 거역하는 것보다 이용하는 것이 뇌를 최대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특히 졸음이 많은 학생은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수업이 오전 9시에 시작된다면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잠에서 깬 후 2, 3시간이 경과해야 뇌의 활성이 정상화되면서 최대의 효율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 2∼4시는 수면생리상 각성도가 가장 낮은 시간대이다. 이 시간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졸음을 경험한다. 이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집중이 덜 필요한 공부나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1, 2시간 전에는 뇌의 활성도가 가장 높다. 그 후에는 급격히 각성도가 떨어지면서 잠이 온다. 잠들기 3시간 전쯤 귀가해서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책상에 앉아서 1, 2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좋다.

이 밖에 밝은 빛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각성 수준을 높여 뇌의 활성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배지수 정신과 전문의·BFC 학습연구소, www.brainfitn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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