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당뇨병 있으면 외출때 반드시 모자-머플러 착용
코트는 가벼운 소재로… 캐시미어=반코트, 알카바=박스형
“패션이 먼저인가, 보온이 먼저인가.”
겨울철에는 옷 고르는 일이 더 까다롭고 힘들어진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얇은 옷이 날씬해 보이고 보기에도 좋지만 춥지 않을까 해서 외출 전에 고민을 하게 된다.
보온, 스타일, 활동성을 모두 고려한 겨울철 옷차림을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패션 전문가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뚱뚱할수록 보온에 신경 써야
뚱뚱하고 배 나온 사람은 피하 지방층이 두꺼워 추위에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비만일수록 혈관 질환이 생기기 쉬우므로 더 따듯하게 입어야 한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추우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이 딱딱해져 뇌출혈이나 허혈성 질환이 생기기 쉽다”며 “비만인 사람은 혈관 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비만인 사람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등 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 혈관 질환은 따뜻한 곳에서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오거나 추운 날씨에 오래 노출돼 있으면 위험이 올라간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으면 외출할 때 모자와 머플러를 착용한다. 체온 손실은 보통 머리 부분과 목 부위에서 가장 심하게 일어난다. 청력이 약한 노인은 모자를 쓸 때 귀까지 덮는 것은 피한다.
○ 얇은 옷 겹쳐 입으면 열손실 적어
춥다고 두껍게 입으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따뜻하지도 않다.
특히 옷의 활동성은 골엉성증(골다공증)이 있거나 근력이 약한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노인에게 중요하다. 움직임이 둔해져 자칫 넘어지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더 심하게 다치게 된다.
겨울에는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옷을 겹쳐 입으면 그만큼 여러 겹의 공기층이 형성된다. 공기층은 열전도율을 낮춰 열손실을 막아준다. 또 여러 겹의 옷을 입으면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추운 날씨에는 니트나 카디건을 요긴하게 입을 수 있다. 얇고 가벼운 니트여야 겹쳐 입을 때 무거운 느낌을 덜 수 있다.
전문가들은 “셔츠와 재킷 사이에 화사한 컬러의 카디건을 겹쳐 입으면 따뜻하고 가슴 앞쪽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며 “회색 재킷에 보라색 카디건과 남색 셔츠를 겹쳐 입거나, V형 붉은색 니트와 화이트 셔츠를 겹쳐 입으면 밝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셔츠 대신에 목이 올라온 터틀넥 스웨터나 지퍼가 달린 니트를 입으면 젊은 느낌을 줄 수 있다.
○ 가벼운 코트 입어야 피로감 덜 느껴
코트는 겨울철 보온에 필수적인 만큼 소재 선택이 중요하다.
무거운 소재의 코트를 입으면 옷의 무게 때문에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캐시미어와 알파카는 다소 가격대가 높지만 가벼운 소재로 꼽힌다.
100% 캐시미어는 가격이 비싸고 관리도 쉽지 않아 일반적으로 20∼30% 캐시미어에 울을 섞은 소재가 많이 쓰인다. 알파카모 20%에 양모 60%, 나일론 20%를 섞은 소재도 많다.
젊은 여성들은 겨울철 코트 재질로 캐시미어와 알파카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캐시미어와 알파카는 소재의 특성에 맞는 스타일의 코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캐시미어 소재는 주름이 들어간 반코트에 적당하고, 알파카는 심플한 박스 스타일의 코트에 많이 쓰인다. 알파카는 털이 약간 길고 뻣뻣하며 광택이 좋고 두껍고 강하다.
신혜순 국제패션디자인연구원장은 “캐시미어나 알파카 반코트에 젊은 여성은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중년층은 신축성이 있는 스판 바지를 매치시키면 젊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활동성을 강조하고 싶다면 오리털 등이 들어간 다운 패딩 점퍼도 좋다.
제일모직 남성정장 브랜드 빨질레리의 이은경 디자인실장은 “다운과 패딩은 가볍고 따듯한 반면 캐시미어와 알파카에 비해 움직이기 편하다”고 말했다.
○ 부츠 안에 면양말 신어 땀 흡수
부츠는 겨울철 멋쟁이 여성의 필수 아이템이다. 짧은 스커트에 레깅스를 입고 부츠를 신는 여성이 많다.
그러나 레깅스와 부츠는 다리에 압박을 주는 요인이 된다.
레깅스나 스키니진은 하체에서 올라오는 혈액과 체액의 흐름을 방해해 다리를 붓게 만들 수 있다. 또 외음부 환기가 잘 안 돼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습진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부츠도 일반 구두에 비해 발을 감싸는 부분이 많아 통풍이 쉽지 않다.
부츠는 가죽이 좋은 것을 골라야 피부 자극이 덜하다.
가죽의 품질이 좋지 않거나 가공과정이 부실한 부츠는 통풍이 안돼 땀이 많이 차고 발이 불편하다.
구두업체 나인웨스트의 임선영 씨는 “레깅스나 스타킹 위에 면양말을 신고 부츠를 신으면 면양말이 땀을 흡수해 발이 보송보송해 착화감이 좋다”며 “발목까지 올라오는 앵클부츠라면 발목이 없는 덧버선 면양말을 신어야 밖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츠를 신고 외출하기 전에 발에 베이비파우더를 뿌리거나 시중에 판매하는 발전용 로션을 바르면 땀이 덜 밴다.
부츠를 보관할 때 부츠 안에 냄새를 방지하기 위한 홀더나 신문지를 채워 넣으면 냄새가 없어지고 부츠 형태도 매끈하게 보관할 수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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