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공부의 적… 기억력 떨어뜨린다”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英 신경과학자 6명 ‘공부 비결’ 소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학생과 학부모의 영원한 고민거리다.

영국의 저명한 신경과학자 6명이 이 고민에 대한 5가지 해답을 제시했다. 이들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영국신경과학협회가 지난달 29일 연세대에서 개최한 ‘서울에서 만나는 영국 뉴로사이언스’ 강연 및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 몸무게 조절은 학습에도 효과

청소년 비만이 늘었다. 브리스틀대 그레이엄 콜린그리지 교수는 “비만이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있다”며 “신경세포 표면의 인슐린 수용체가 인지 과정에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슐린이 수용체에 달라붙으면 신경신호가 전달되면서 기억이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비만이거나 혈당, 혈압이 높으면 인슐린 수용체의 이런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 인슐린 같은 대사조절 물질도 학습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게 최근 학계의 견해다.

○ 취미생활이 학습 능률 향상

시험이 끝난 날이나 휴일에 축 늘어진 채 시간을 보낸다면 그만큼 뇌 발달은 더뎌진다.

런던국립의학연구소 팀 블리스 박사는 “쉴 때도 멍하니 있지만 말고 새로운 경험이나 신체활동, 취미생활 등을 계속해야 공부할 때 능률이 오른다”고 조언했다. ‘나이가 들수록 뇌가 굳는다’는 말이 신경과학적으로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뇌의 신경세포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경전달물질을 내보내고 들여보내길 되풀이한다. 뇌를 쓰지 않으면 이런 활동이 점점 줄어 심하면 신경전달물질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아예 분비하지도 않게 된다. 치매 같은 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 학습 관련 뇌 활동 밤보다 낮이 효과적

뇌가 활동하는 양상은 시간대에 따라 다르다. 학습과 관련된 뇌 활동은 밤보다 낮에 이뤄지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6명의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맨체스터대 휴 피긴스 교수는 “이른 아침, 특히 오전 10시 전후가 가장 공부하기 좋은 시간”이라며 “많은 양의 공부를 해야 한다면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조금씩 나눠서 자주 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시험 보기 전날 벼락치기로 밤을 새워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라는 것.

○ 잠은 하루에 최소 7시간 이상 자야

브리스틀대 의대 스태퍼드 라이트먼 교수도 밤샘 공부에는 고개를 젓는다.

그는 “청소년은 하루 7시간 이상 자야 한다”며 “늦게까지 공부하고 아침에 배가 고파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체중 증가로 이어져 기억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잠은 뇌의 구조 형성에도 필수다. 콜린그리지 교수는 “뇌신경세포 사이의 공간인 시냅스가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바로 자는 동안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 스트레스는 창의성 발달에 활용

시험을 보면 친구와의 경쟁이나 질투 때문에 종종 스트레스를 받는다. 카디프대 의대 마이클 오언 교수는 “이런 감정이 때론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해 오히려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블리스 박사는 “좁고 구불구불한 런던의 거리를 운전하는 택시운전사들이 정해진 길을 가는 버스 운전사보다 공간감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가 더 크다는 연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나 스트레스가 뇌 발달에 오히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증거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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