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V라인 수술’의 오해와 진실!

  • 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0분


“성형수술은 정말 잘 알아보고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어요. 꼭 안면윤곽수술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현재 취업 준비 중인 25세 여성 김모 씨가 두 달 전 안면윤곽 재수술을 받은 후 한 말이다. 김 씨는 지난해 턱의 옆선과 턱 끝을 함께 줄이는 성형수술을 받았다. 흔히 말하는 ‘V라인 수술’. 어릴 적부터 네모 얼굴 콤플렉스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 후 턱은 더 길어 보이고 턱선 가운데는 불룩해 보였다. 표정도 부자연스러워졌다. 수술 받은 병원을 다시 찾아갔지만 “원인을 잘 모르겠다. 수술은 잘됐다”고 말할 뿐이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수술 전 김 씨의 얼굴이 네모로 보인 이유는 사각 턱 때문이 아니었다.

김 씨는 측면에서 볼 때 턱뼈가 휘어 턱 선이 수평으로 누우면서 정면 얼굴이 네모나 보인 것이다. 김 씨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정상교합 하악전돌증(일명 주걱턱)’이었고, 필요한 수술은 ‘양악회전술(양악수술)’이었다.

몇 년 전부터 ‘V라인 수술’로 알려진 사각 턱 수술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각 턱으로 보일 수 있는 원인은 무척 다양한데도 일부 병원은 ‘V라인 수술’ 하나로 모든 네모난 얼굴을 계란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기 때문이다.

시술 홍보를 위해 ‘S라인’ ‘V라인’ 등의 신조어가 생겨났지만 오히려 이는 환자들이 갖는 증상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킴으로써 오진의 가능성을 높이는 부작용도 있다.

얼굴뼈 성형 전문병원인 프로필 성형외과 안면윤곽센터 정지혁 원장은 “사람의 얼굴 생김이 모두 다르듯 뼈의 모양도 다른데 하나의 수술로 모든 증상에 대한 치료방법이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대한성형외과학회와 두개악안면성형외과학회의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사각 턱 원인부터 꼼꼼히 진단

사각 턱 진단 시에는 얼굴의 폭과 길이, 턱 선의 기울기. 턱의 위치 등을 꼭 체크해야 한다.

턱 뼈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각 턱의 원인도 단순히 귀밑에 있는 하악각이 아닐 때도 많다.

귀 아래 볼의 폭이 넓거나 얼굴이 짧은 경우, 앞턱 끝이 유난히 뭉툭하고 넓은 경우에도 얼굴이 네모나 보인다. 또 김 씨와 같이 턱 선이 수평일 때도 사각 턱으로 보인다. 이런 원인들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 원장은 “결국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진단이 잘못되면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체계적인 분석과 정확한 진단은 최상의 결과를 만드는 기초”라고 말했다.

○ 원인에 맞는 맞춤형 수술을

네모난 얼굴도 원인마다 치료법이 다르다.

얼굴의 길이, 특히 앞턱의 길이가 짧아서 네모로 보일 때에는 앞턱의 길이를 늘려주어야 얼굴이 균형 있게 보인다. 무조건 턱을 깎으면 오히려 수술 전보다 부자연스러워 질 수 있다. 얼굴 인상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얼굴 전체의 비율이기 때문이다.

턱이 비뚤어진 사람들은 턱을 깎기만 할 것이 아니라 턱을 제자리로 옮겨주어야 한다. 턱 선의 기울기도 따져봐야 한다. 턱 선의 기울기란 아래턱의 기울어진 각도. 이 기울기가 완만하면 할수록 사각 턱으로 보일 공산이 크다.

상하악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여 턱 선이 평평하다면 상하악을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킴으로써 평평한 턱 선이 사선으로 기울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턱이 제 위치보다 앞에 있어도 턱이 더 넓고 커 보인다. 이때는 턱을 후퇴시켜 위치를 찾아주면 턱이 좁아지고 작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얼굴 균형과 이상적인 비율이 핵심

최근 많은 환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해 자신을 사각 턱이라고 생각한다. 또 병원을 찾아 무턱대고 ‘V라인 수술’이라고 이름 붙여진 ‘T 절골술’을 받으려고 한다.

정 원장은 “이런 잘못된 현상은 환자들이 불확실한 정보를 맹신하는 경향 때문”이라면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얼굴 전체의 균형 등을 꼭 점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정 원장은 “얼굴뼈와 안면윤곽수술은 눈이나 코 성형보다 어렵고 위험해 오랜 연구와 경험이 풍부한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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