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잠깐! 지금 어떤 음식을 드십니까?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3시 05분


수많은 환경-유전요인 작용하는 암이지만

음식 하나 디저트 하나가 발생인자 줄일수도

2년 후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는 무엇일까.

암(癌)이다. 최근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암은 심장병을 제치고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신규 암 환자는 1200만 명, 사망자는 700만 명이다. 2030년까지 암 발생률과 사망률은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해마다 암 발생률이 1%씩 증가해 2030년에는 신규 암 환자가 27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가 되면 전체 암 환자는 7500만 명, 암 사망자는 1700만 명이 된다.

암, 정말로 무서운 병이다. ‘암이 정복됐다’ ‘획기적인 항암제가 개발됐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의료계는 암 치료법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지만 암은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그렇다면 가장 확실한 암 극복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암의 발생 원인을 알고, 자신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암의 발병 원인은 유전자 결함, 발암인자 노출 등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음식에 함유된 발암물질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위암, 간암, 대장암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짜게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한다. 식품 속에 들어 있는 소금 성분은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고농도의 소금은 위 점막 세포의 오르니틴 탈카르복실 효소를 활성화시켜 위암 발생을 촉진시킨다. 고기뿐 아니라 훈제품과 함께 태운 탄수화물도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탄 고기를 먹지 말라’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 단백질이나 지방질이 고열에 가열되면 숯처럼 검게 탄 부분이 생긴다. 이 부분에서 이종환식 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잘못 보관한 땅콩버터, 빵, 과일을 먹으면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곰팡이 때문이다. 또 생선, 젓갈 등에 많이 들어있는 방향족 아민류는 위암 폐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물질이 위에서 아질산염과 만나면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든다.

어류와 육류 가공식품은 식품 자체로는 발암 위험이 적지만 방부제를 사용했다면 조심해야 한다. 위에서 대사될 때 발생한 대사물이 발암제로 작용할 수 있다.

지방은 대장암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지방을 섭취하면 담즙산 조성이 변화되면서 대장암이 잘 발생하고 여성 호르몬 분비를 변화시켜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 술은 구강, 후두, 식도, 위, 대장, 직장, 간 부위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이쯤 되면 “먹을 음식 하나 없구나”라는 탄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나는 다 먹고 살았는데 암에 안 걸렸다”며 위안을 받기도 한다.

식품 음식과 암 발생 간의 상관관계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암은 수많은 환경요인과 유전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식품이나 음식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암 발전 단계 중 촉진 단계를 보면 식품 속 물질이 악성화를 억제해서 암의 진행을 중지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악성화를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디저트로 과일을 먹는 간단한 습관이 암 발생인자 하나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은 암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고 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 암을 예방하려면 발암물질이 들어 있는 식품을 가급적 피하고 항암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건강할 때 음식만 잘 섭취하면 암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의사와 영양학, 독성학, 화학, 약학, 영양학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암을 극복하는 식품과 식생활에 대해 알아봤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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