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동양과 서양은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론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서양은 미시적, 분석적이라면 동양은 거시적이며 전체적인 사상을 갖고 있다. 서양과학은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인정한다면 동양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 즉 마음, 정신, 기(氣) 등을 중시한다.
의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서양의학은 구조적인 면만을 생각하고 모든 질병의 원인을 현미경적으로 분석,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서 찾으려 한다. 따라서 염증성 질환에 대해서는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이에 반해 신경성으로 인해서 오는 질병이나 기능성 질환(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되어 생기는 질환이나, 인체의 원기(元氣)가 저하돼 생기는 질환)에 대해서는 원인불명이요, 따라서 치료도 근본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동양의학은 거시적이며 전체적인 시각으로 인체를, 오장육부를 중심으로 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덩어리로 보며 그 기능과 원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기능성 질환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기능성 질환인 당뇨병은 그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당뇨병은 서양의학에선 불치병으로 분류 한다.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혈당조절만 가능하다. 심지어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주사를 계속 투여하다 보면 점차 췌장의 기능이 약화되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 인슐린 의존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당뇨병을 완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분비기능이 저하되어 생기는 기능성 질환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경성 위장병이나 기능성 소화 장애 등의 경우와 같다. 이들 질환도 병원에 가면 원인불명이며 치료약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환자는 아파죽겠다고 하소연 하는데도 의사는 내시경상의 염증이나 별 이상이 없으니 그냥 돌아가서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만 한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이에 대하여 울체된 기를 풀어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약물과 함께 위장의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보약을 처방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이처럼 당뇨병도 서양 의학적인 치료보다는 한방치료가 더욱 더 효과적이며 근본적이라 할 수 있다.
당뇨병은 운동부족, 비만, 당질과다섭취, 스트레스과다, 약물부작용 등의 요인으로 혈당이 과도하게 상승함에 따라 이를 조절하는 기관인 췌장의 베타세포가 과중한 작용 탓에 그 기능이 약해지거나 일시적으로 중단되어 인슐린생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췌장의 기능을 회복시켜주고 파괴된 베타세포를 재생 시켜주는 것이 핵심이다. 한약 중에는 췌장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약 들이 매우 많다. 홍삼, 지황, 화분, 화살나무, 우황, 사향, 삼칠근, 택사, 유향, 갈근, 등등. 이러한 약들을 각기 환자에 맞도록 잘 처방하여 치료하면 췌장기능을 회복시키고 당뇨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여러 가지 합병증도 어혈로 인한 경우가 많으므로 한방치료로 어혈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잘 되도록 해주면 치료 및 예방이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당뇨병환자들은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은 치료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당뇨병자체보다도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이 안 되어 생기는 여러 가지 병발증을 예방해야 되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당이 매우 높게 상승하는데 이는 마음이 긴장되거나 억울해지면 췌장에서 인슐린호르몬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사도 규칙적으로 적당히 하고 마음을 항상 즐겁고 평화롭게 가지며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당뇨병환자들이 지켜야 할 필수적인 생활규칙이다.
*김양진 한의학 박사(신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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