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사진 인쇄용 잉크를 안 써도 깨끗한 인쇄물을 출력하는 프린터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잉크 방울 크기를 조절하는 게 핵심이라던데 자세한 원리가 궁금합니다.
노즐 2개로 밀도 높여 틈새 최소화
【A】기다란 유리 꽃병 안에 비슷한 크기의 자갈을 부어 넣었다고 합시다. 자갈과 자갈 사이에 듬성듬성 공간이 생기겠지요. 이번에는 자갈로 가득 찬 꽃병 안에 모래를 채워 넣었다고 해보지요. 자갈과 자갈 사이 공간이 촘촘히 메워질 겁니다.
올해 하반기 HP가 ‘높은 인쇄 품질’을 내세우며 선보인 새 프린터에는 자갈과 모래가 섞인 꽃병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듀얼 드롭(Dual drop)’이라는 기술이 적용돼 있습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잉크 방울을 발사하는 ‘총(노즐)’을 프린터에 두 개 단 것입니다. 보통 프린터는 총 한 개로 5pL(피코리터·1pL는 1조분의 1L)의 잉크 방울만을 쏘지만 새 프린터는 총 두 개로 5pL와 1.3pL의 잉크 방울을 섞어서 쏩니다.
큰 잉크 방울(자갈)과 작은 잉크 방울(모래)이 흰 종이(꽃병)의 빈틈을 꽉 메우니 고운 질감의 인쇄물이 나오는 것이지요.
잉크 방울 간 틈을 메워 인쇄물의 품질을 높이려면 지금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큰 잉크 방울을 반복해 쏟아 부으면 되는 일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잉크 낭비가 심하기 마련입니다.
새 기술을 쓰면 큰 잉크 방울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 넣을 정도로만 작은 잉크 방울을 조절해 쓰면 되기 때문에 잉크도 아끼면서 높은 인쇄 품질(4800×1200dpi 해상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진용 잉크를 안 써도 깨끗한 출력물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움말=한국HP 이미징프린팅그룹 허정열 차장)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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