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IT - 車 전시회 찬바람

  • 입력 2008년 12월 29일 02시 58분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09’의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성황을 이뤘던 CES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09’의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성황을 이뤘던 CES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내달 열리는 CES-맥월드-북미오토쇼

불황 여파 주요업체-바이어 불참 속출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대규모 전자박람회와 모터쇼가 위기를 맞고 있다.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09’와 미국 애플의 정보기술(IT) 전시회 ‘맥월드’가 먼저 찬바람을 맞았다.

두 전시회는 한 해 IT 분야의 트렌드와 새로운 첨단제품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IT업계 최대의 관심사였지만 이번에는 바이어들과 주요 인사의 불참 선언으로 예년만큼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

미국의 ‘북미 국제 오토쇼’도 불황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매년 1월 모터쇼의 경제적 효과를 누렸던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시의 인테리어 업체, 식품관련 업체들이 벌써부터 울상을 짓고 있다고 전했다.

○ 유명 IT 전시회 ‘썰렁’

매년 CES에 참가해 온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내년에는 불참을 선언했다. 올해 9월 불황 돌파를 위한 구조조정을 하면서 TV와 DVD플레이어 등의 사업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이 전시회를 찾았던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도 내년에는 참관하지 않기로 했다. 각종 디지털 기기 제조업체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하이닉스로서는 거래처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출장이지만 경비절감 차원에서 방문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소기업인 P사는 최근 디지털 전자액자 프린터를 개발해 CES에 공개할 예정이지만 반응은 썰렁하다.

CES에서 유통채널을 확보하려 했는데 주요 바이어들이 뒤늦게 전시회 참석이 어렵다고 답해 왔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럽이나 중동의 상당수 유통채널의 전시회 참석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 레인콤의 이명우 사장도 “주요 바이어들의 불참 소식에 CES 참석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며 “전시회가 문제가 아니라 내년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CES는 특히 자동차 산업과 IT산업의 융합을 새로운 비전으로 잡고 올해 릭 왜거너 GM 회장에 이어 내년 행사에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럴리 회장을 기조연설자로 초청했지만 최근 미국 자동차산업이 크게 위축되며 힘을 잃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 및 위성항법장치 제조업체인 제이콤 관계자는 “올해엔 3, 4개 현지 업체들과 미리 상담을 진행했는데 내년 행사엔 추가로 약속을 잡은 신규 거래처가 한 군데도 없다”고 털어놨다.

미국 애플이 주도하는 ‘맥월드 콘퍼런스 & 엑스포 2009’도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지 않기로 해 김이 새는 모습이다. 매년 이맘때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던 애플 신제품에 대한 소문들도 잡스 CEO의 건강 이상설 등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맥월드에 참석한 미국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게다가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 맥북 등 주력 제품을 공개해 온 이 행사에 2010년부터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사실상 맥월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타격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아이콘인 북미 국제 오토쇼도 자동차시장 불황에 따라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내년 1월 11일 언론에 공개될 200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미국 자동차회사인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 가능성으로 그 규모가 대폭 줄어들고 일부 회사가 참석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모터쇼 관련 회사들의 수익이 줄면서 이번 모터쇼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지난해보다 1억 달러(약 1300억 원) 줄어든 3억5000만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GM은 매년 모터쇼 전날 밤 열었던 ‘GM 스타일’ 파티를 취소했고 BMW는 언론 인터뷰 등에 쓰던 접견실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혼다는 새로운 하이브리드카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기자회견은 열지 않을 계획이다.

또 일본의 닛산자동차 등 일부 자동차회사들이 아예 참석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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