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줄기세포 특허출원 포기

“추가비용 많고 생명윤리 논란… 실익도 적어”

서울대가 황우석 전 교수의 연구팀이 개발한 줄기세포 특허 출원을 포기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산하 산학협력재단이 2006년 호주와 미국, 일본 등 11개국에 낸 특허 출원을 포기하고, 국내 연구기관이나 기업의 요청이 있으면 기술이전을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은 황 전 교수의 연구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데다 각국 특허청에서 생명윤리 위반을 문제 삼고 있어 특허를 받아도 실익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진호 연구처장은 “특허 출원에 이미 1억4000만 원이 소요됐고 앞으로 수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명윤리 위반 문제 때문에 특허를 획득한다고 해도 한정된 권리만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대 내부에선 비록 윤리적 문제가 있지만, 국가 재산이란 실용적인 관점에서 특허 출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특허 기술의 바탕이 되는 학문 영역에서 비윤리성이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해 서울대가 큰 부담을 느낀 것도 특허 출원 포기의 배경이 됐다.

서울대는 기술 이전과 관련해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국내 기관으로 대상을 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황우석 전 교수가 소속된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 특허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 처장은 “기술 이전은 관련 법률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포함한 모든 기관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서울대가 포기한 특허는 황 전 교수의 연구팀이 2004년 미국 ‘사이언스’에 발표한 인간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 결과 가운데 ‘1번 줄기세포(NT-1)’에 관한 것. 서울대는 국립대 교수가 직무상 발명한 결과는 모두 국가에 귀속된다는 규정에 따라 특허 소유권을 갖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