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은 전기장판의 원리로
내복은 냉매원리 반대로 발열
【A】 ‘발열(發熱) 섬유’는 크게 전기와 사람의 땀을 이용하는 것으로 구분됩니다. 먼저 전기를 이용한 것부터 알아볼까요. 원리는 열선을 천 아래에 깐 전기장판과 비슷합니다. 다만 전기장판처럼 금속 재질의 열선이 아니라 합성 섬유와 같은 고분자 물질로 사람에게 열을 전달하는 게 다르지요.
국내 섬유기업인 코오롱글로텍에서 내놓은 ‘히텍스’라는 섬유가 대표적입니다. 옷을 만드는 원단 위에 고분자 물질을 고루 펴서 뿌리고 전지를 연결해 열을 냅니다. 옷 전체에서 열이 나기 때문에 사람 품에 안긴 듯한 효과도 있겠죠?
이 섬유의 온도는 섭씨 35∼50도까지 올라갑니다. 속옷으로 쓰기엔 온도가 너무 높아 주로 등산복과 같은 겉옷에 활용됩니다. 전류 세기를 조절하는 장치를 달면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온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산 정상에 올라가 땀이 식을 때쯤 옷의 온도를 높여 체온을 보호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땀을 이용해 열을 내는 섬유는 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국내 속옷 제조기업인 비비안은 일본 도요보사가 개발한 이런 방식의 발열 섬유 ‘엑스’로 만든 내복을 지난해 말 출시했습니다.
이 섬유는 냉장고나 에어컨에 사용되는 냉매와 반대의 원리로 열을 냅니다.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냉매는 액체 상태로 있다 주변 열을 흡수해 기체로 바뀝니다.
하지만 발열 섬유는 기체로 배출되는 땀을 끌어당겨 액체로 만들며, 열을 방출해 주변 온도를 높입니다.
이 발열 섬유로 만든 속옷은 일반 면 소재 속옷과 비교해 섭씨 1도 정도 높은 열을 냅니다. 하지만 피부와 직접 닿기 때문에 우리 몸은 분명히 구분되는 따뜻함을 느낍니다.
(도움말=코오롱글로텍 기술연구소, 비비안 상품기획부)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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