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미네르바’ 있다?

  • 입력 2009년 1월 9일 02시 58분


박씨 “글 100건 썼다”… 인터넷엔 500여건 올라와

‘증권사 근무 50대 - 美체류 경험’ 소문과도 안맞아

미네르바 체포 소식에 치켜세웠던 글 비판 댓글도

인터넷 경제기고가 ‘미네르바’의 정체에 대해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50대’, ‘조직에서 밀려나 조기 퇴직한 경제관료’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장 널리 퍼져 있었다. 그의 글이 대부분 금융기관이나 정부의 경제부처에 몸을 담고 있지 않고는 알기 힘든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엉뚱한 사람들이 ‘미네르바’로 지목되기도 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를 포함해 많은 금융계 인사들이 ‘미네르바’가 아니냐는 지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네르바’의 나이에 대해 80대 이상의 노인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5일 ‘미네르바’가 자신의 글에 “6·25전쟁을 겪었고 외환위기 때 미국에 체류했다”고 주장한 것을 근거로 나이를 추정한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 8일 긴급체포된 박모 씨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100여 건의 글을 쓴 것으로 확인됐지만,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또 다른 누리꾼이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박 씨도 검찰 조사에서 ‘아고라’ 이외의 매체에서 ‘미네르바’라는 이름으로 돌았던 일부 글에 대해서는 “내가 쓴 것이 아니다. 내 글을 ‘짜깁기’한 것 같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작성된 글들의 수준이 고르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미네르바’가 초기 글에서는 통계와 사실에 근거한 예리한 분석을 보여줬지만, 이후 일부 글에서는 특정 인사에 대해 욕설에 가까운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등 글의 수준이 들쭉날쭉해 같은 사람이 쓴 글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한편 미네르바의 정체가 밝혀진 8일 인터넷상에는 그동안 미네르바의 글을 치켜세웠던 저명인사들을 비판하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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