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몰리브덴(Mo)-99’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에 대비해 공동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다. Mo-99는 암이나 갑상샘질환, 신장질환 등을 진단하는 핵의학영상검사에 쓰인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방사성동위원소협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는 지난달 29,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워크숍을 갖고 Mo-99 생산용 원자로의 상태 및 운전일정 정보를 국가 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또 기존 설비의 생산량 증대와 노후설비 대체 등 대책방안도 논의했다.
이번 워크숍은 캐나다 정부의 요청으로 열렸다. 세계 Mo-99 소요량의 40%를 공급하는 캐나다 국가연구용원자로(NRU)가 지난달 노후화와 안전성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본보 1월 28일자 A14면 참조
루이스 에차바리 NEA 사무총장은 “Mo-99의 생산량이나 원자로가 늘지 않으면 공급 부족이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워크숍에 참석한 서울대 의대 핵의학과 이명철 교수는 “세계 Mo-99 수요량의 250%를 생산해야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나 현재는 절반 수준”이라며 “최근 원자로가 없는 일부 유럽 국가에서 길게는 몇 달씩 핵의학영상검사가 중단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호주와 미국, 한국 등 16개국 8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대전 유성구 덕진동)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이달부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을 위해 비상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원자로가 정상 가동 중인 일부 국가에서 Mo-99 가격을 3배로 올렸다”며 “국내 수입업체와 대한핵의학회, 한국방사성동위원소협회가 이달 말까지는 기존 가격으로 병원에 공급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