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탱글탱글한 귤 알맹이가 그려진 귤 상자를 보면 당도와 등급이 나와 있습니다. 까보지도 않은 귤의 당도를 어떻게 측정하나요. 등급을 나누는 기준도 궁금해요.
근적외선 쬐여 당도 측정
등급 나눌땐 크기도 고려
【A】귤은 야간촬영용 적외선카메라에 쓰이는 ‘근적외선(사진)’을 쬐여 당도를 알아냅니다.
귤 속으로 들어간 근적외선은 당 성분과 만나면 여러 각도로 꺾여요. 이렇게 귤 밖으로 나온 근적외선의 세기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측정해 당도를 알아내는 거죠.
가시광선 등 근적외선 외의 다른 빛은 귤을 통과해도 큰 변화가 없어 측정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귤을 통과한 근적외선의 세기 변화는 당도 단위인 ‘브릭스(Brix)’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1브릭스는 물 100g에 당분이 1g 녹아있다는 뜻이에요.
귤의 등급은 당도에 따라 ‘특’, ‘상’, ‘보통’으로 나뉩니다. 온실에서 키운 귤 중 ‘특’에 해당하는 귤의 당도는 12브릭스가 넘어요.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당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원래 사용하던 수입 장치는 귤의 한 부분에만 근적외선을 쬐여 측정했어요. 간혹 빛이 귤의 꼭지부분을 통과해 부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문제가 생겼죠. 농진청이 개발한 장치는 한번에 4군데를 측정할 수 있어 정확도를 높였어요.
과거 당도 측정이 어려웠던 때는 크기가 등급 판단의 주요 기준이었어요. 지름이 서로 다른 11개의 원통형 장치에 귤을 통과시켜 등급을 분류했죠.
요즘은 귤의 등급을 판단할 때 당도와 크기를 모두 고려합니다. 귤 상자에도 보통 당도와 크기 등급을 모두 표시하죠.
귤 크기는 최근 화상 카메라로 측정하는 곳이 늘고 있어요. 카메라에 찍힌 귤의 좌표를 읽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0∼10번 과’로 구분하는 거죠.
이때 벌레 먹은 곳이나 흠집도 같이 파악해요. 흠이 없고 중간 크기인 4∼6번 과가 고급품으로 꼽힙니다.
(도움말=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 최영훈 농업연구관)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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