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물 자주 마시면 가래 묽어져 기침 완화
○ 기침 때문에 허리가 뻐근해요
기침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늑골 피로골절이다.
심한 기침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옆구리 쪽이 뻑적지근하게 아프다. 이럴 경우 피로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뼈가 약한 사람은 기침할 때 가해지는 심한 압력으로 갈비뼈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늑골 피로골절은 골프 스윙을 너무 열심히 연습하는 경우에 흔히 오는데 심한 만성기침도 원인 중 하나다. 숨을 들이쉴 때 통증이 심해지고 숨을 얕고 빠르게 쉰다. 이럴 때 무리하게 움직이면 증세를 악화시키므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심한 기침과 재채기는 허리디스크도 불러올 수 있다.
평소 요통이 있는 사람은 기침을 하고 나서 허리 전체가 울리듯이 몹시 아픈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기침 후에 다리 저림이 심해지거나 심한 기침을 하다가 뚝 하는 소리와 함께 거동을 하기 힘든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과 인대가 허약한 만성 요통 환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허리에 주어지는 강한 압력이 디스크 탈출을 유발하거나 수핵 파열을 불러오는 것이다.
척추전문 고도일신경외과 고도일 원장은 “디스크는 가운데 있는 수핵 주위를 타이어 같은 구조의 섬유륜이 감싸고 있는 구조라 웬만한 충격에는 쉽게 찢어지지 않지만 디스크의 변성이 진행돼서 디스크의 수핵이 팬케이크처럼 부풀어 있는 ‘수핵 팽윤’ 상태이거나 섬유륜 자체가 손상된 상태일 때는 기침 때문에 디스크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침할 때마다 소변이 새요
기침 때문에 요실금이 생기기도 한다. 요실금은 소변을 조절하지 못하고 찔끔찔끔 흘리는 병이다.
부인과 병원은 겨울마다 요실금 환자로 북적댄다. 바로 기침 때문이다. 기침할 때 배에 힘이 들어가면 방광을 압박해 소변이 새어나오게 된다. 이런 요실금을 복압이 유발하는 요실금이라고 해서 ‘복압성 요실금’이라고 부른다.
복압성 요실금은 전체 요실금 환자의 70∼80%에 이른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크게 웃을 때, 계단을 올라갈 때, 점프동작을 할 때 오줌이 샌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갑자기 싸버리는 ‘절박성 요실금’에 비하면 훨씬 경미하지만 당사자에게는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기침은 탈장을 부르기도 한다. 탈장은 제자리에 있어야 할 배 속 장기가 복벽 밖으로 밀려나오는 증상이다. 소아탈장은 선천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성인은 배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는 행동을 했을 때 탈장을 유발한다. 기침 이외에 격렬한 운동이나 지나치게 무거운 중량의 웨이트트레이닝, 심한 기침, 변비로 배에 지나치게 힘을 주면 탈장이 될 수 있다.
○ 기침 덜 나오도록 실내습도 조절
기침은 폐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반사작용이다. 몸에 좋지 않다고 해서 무턱대고 기침을 참아서는 안 되고, 사실 참기도 힘들다.
기침을 해야 한다면 몸이 덜 상하게 하는 방법을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체력소모가 적게 기침을 하려면 일단 가래가 나오기 쉬운 자세를 취한다. 몸을 약간 앞으로 구부정하게 굽히거나 무릎을 약간 굽히는 것이 좋다.
요통이 있는 사람은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기침 전 몸을 움츠리거나 배에 힘을 준다. 평소 기침, 재채기, 배변 시 허리통증이 심하면 척추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의를 찾아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을 줄이려면 실내외 환경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실내 습도는 50∼60%로 약간 높게 해서 목 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따뜻한 물을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을 먹으면 목 안에 가래가 묽어져서 배출이 쉬워진다.
찬 공기는 기침을 유발하기 때문에 찬 공기를 접할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방 안에 곰팡이나 먼지가 있으면 기침이 더 나온다. 침대 매트리스, 이불, 커튼, 블라인드를 자주 청소해 먼지와 집먼지 진드기를 제거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환기가 잘 안 돼 집안 실내 공기가 혼탁하다. 하루에 2, 3번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그러나 환기 후 갑자기 집 안 공기가 차가워지면 기침 환자에게 해로울 수 있으므로 환기를 할 때는 방과 거실을 순차적으로 한다.
기침은 밤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눕는 자세가 기관지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잠을 잘 때는 상반신을 높게 하면 기침이 덜 나온다. 베개를 2, 3개 겹쳐 베고 자는 것이 요령이다.
(도움말=장윤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심병택 서울가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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