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로 움직이는 재활용도시… 과학동아 3월호

  • 입력 2009년 2월 27일 02시 58분


‘뚝딱뚝딱! 쿵쿵!’

건설 로봇이 장난감 블록을 쌓듯 직육면체 형태의 ‘유닛’을 쌓아 집을 짓는다. 집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총 4시간. 사람들은 반나절이면 지을 수 있는 ‘유닛모듈러 주택’에 살며 빗물을 정수해 마시고 폐플라스틱을 태워 만든 전기로 TV를 본다. 2020년 미래 친환경도시의 일면이다.

유닛모듈러 주택은 집을 짓는 데 걸리는 시간뿐 아니라 집을 짓거나 부술 때 생기는 폐기물도 크게 줄인 신개념 주택이다. ‘설계, 자재의 표준화’로 모든 주택에 같은 규격, 강도, 품질의 자재를 사용해 건설현장에서 자재를 재가공할 때 발생하는 폐기물을 크게 줄인다. 또한 콘크리트 대신 특수 리벳을 사용해 내장재를 고정하기 때문에 건물을 해체할 때 내장재를 원형 그대로 분리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주택의 지하에는 빗물 정화필터와 정화한 물을 저장하는 물탱크가 설치된다. 정화된 빗물은 세탁실이나 화장실에 사용한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한무영 교수는 “모은 빗물을 여과막에 투과시킨 뒤 자외선살균장치를 거치면 먹는 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하수는 오염도에 따라 분리 배출돼 정수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전력 생산과 난방도 폐기물이 담당한다.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김주식 교수는 “미래에는 폐플라스틱이나 하수슬러지 등을 소각할 때 생긴 열을 이용하거나 폐플라스틱이나 바이오매스를 불완전 연소시킬 때 나오는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기물을 불완전 연소시키면 완전 연소시킬 때보다 수소, 일산화탄소, 메탄, 저분자 탄화수소를 다량 생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 미래도시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모든 폐기물의 배출량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재활용(Recycle), 재사용(Reuse), 감축(Reduce), 즉 ‘3R’를 목표로 설계된 ‘리사이클링시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학동아 3월호에는 폐기물을 활용해 리사이클링시티를 움직이는 놀라운 기술이 펼쳐진다.

이준덕 동아사이언스 기자 cyrix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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