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검색패턴 분석해 활용
“사생활 침해” 우려 목소리도
7개월 된 딸의 유모차를 사려고 평소 점찍어 뒀던 모델 이름을 검색 창에 입력해 보던 A 씨. 몇 군데 사이트를 돌며 모델들의 장단점을 보여주는 글들을 읽다가 화면 오른쪽을 슬쩍 보니 ‘기저귀’ ‘영어유치원’ ‘보모 소개업소’ ‘어린이 전용 미용실’ 등 A 씨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키워드 광고들이 줄줄이 떴다.
검색 사이트인 구글이 11일부터 시험 중인 ‘개인 맞춤형 광고’가 정착되면, 개인별 관심도에 따라 각기 다른 광고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구글은 수주 안에 이 시스템을 구글과 자회사인 동영상 검색사이트 ‘유튜브’에 적용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현재 구글을 비롯한 검색사이트의 광고는 주로 키워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업체를 소개하는 것이 다였다. 예를 들어 ‘꽃’을 검색하면 꽃 배달업체나 꽃꽂이 학원 광고가 나오는 식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은 검색하는 사람이 그동안 방문했던 사이트 기록과 클릭한 광고를 추적한 ‘맞춤광고’로 한층 정교한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즉 ‘자동차와 월드컵에 관심이 많은 회사원’처럼 한 개인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성향을 파악해 거기에 맞춰 광고하는 것이다. 최근 야후도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이용한 광고를 할 것이라고 발표해 새로운 광고 시스템의 파급력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구글 측은 “만약 여행을 좋아해 여행 관련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여행 관련 광고를 보게 될 것이고, 애완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애완견과 관련된 광고를 접하게 된다”며 새로운 광고 방식이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까지 모두 감시하는 ‘빅 브러더’가 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미국 하원 통신위원회 소속 릭 바우처 의원은 “인간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가 올해의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구글 역시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이용자가 원하지 않으면, 광고가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어 강제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성별 인종과 같은 민감한 정보 역시 이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 소식이 발표된 11일 구글 주가는 9.74달러 오른 317.9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구글은 수익의 97%를 광고수입에서 얻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