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가스 중독 치료에 평생을 바친 예방의학계의 선구자 윤덕로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사진)가 1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서울대 의대 출신인 고인은 연탄가스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고압산소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윤 명예교수는 공군 군의관 시절 접했던 외국의 고압산소장치를 응용해 1969년 1인용 고압산소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전국 각지의 병원에 200여 대가 보급돼 수십 년간 사용됐다.
고인은 이후 10명의 연탄가스 중독 환자가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고압산소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고압산소장치 1호기는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에 기증돼 전시 중이다.
윤 명예교수는 연탄 사용이 급감한 1980년대 중반 이후에도 서울대병원 인근의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연간가스 중독사고에 관한 역학조사 등을 벌였다.
제자인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는 “평생 연탄가스 중독 환자 치료에 몸과 마음을 바치신 분”이라며 “환자의 진단부터 치료까지 평생을 발로 뛰어다닌 예방의학자의 표본”이라고 회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정순 씨와 장남 익진(건국대병원 외과 과장), 차남 태진(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과장), 장녀 은진 씨(경기도의회 의장비서)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5일 오전 7시 반. 02-2030-7902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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