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전두엽은 국가의 지휘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앞쪽 뇌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뇌는 동맥에서 공급되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활동하므로 동맥을 깨끗이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뇌에 포도당을 공급하는 동맥에는 크게 경동맥과 척추기저동맥이 있다. 이들이 가지를 쳐서 전뇌, 중뇌, 후뇌 동맥이 되고, 다시 곁가지를 내어 결국에는 아주 작은 동맥이 된다.
큰 동맥이 막히면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말을 못하는 등 ‘큰 증상’이 생긴다. 이에 비해 작은 동맥이 막히면 한꺼번에 손상되는 뇌세포의 양이 적기 때문에 증상이 가볍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작은 혈관 막힘이 반복되면 결국에는 혈관성치매가 발생한다.
왜 뇌혈관들이 막히는 것일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흡연, 과음, 비만, 운동부족 같은 위험요소가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혈관이 막혀 생기는 혈관성치매가 더 흔하다.
다행히 이 혈관성치매는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혈관성치매의 전단계인 ‘혈관성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병원을 찾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성경도인지장애의 증상은 무엇일까? 주로 앞쪽 뇌와 관련된 작은 혈관이 많이 막히므로 앞쪽 뇌에 관한 증상이 초기부터 나타난다. 가령 의욕이 없고 주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내버려 두면 잠만 자고 수동적으로 TV만을 보려고 한다. 말수가 감소하고 운동하기를 싫어한다. 큰 목표를 보지 못하고 융통성이 없으며 고집스러운 사람이 된다. 이 외에도 화나 신경질을 잘 내는 사람이 되고 조급증을 보인다. 동작이 둔해지고 보폭이 작아지며 얼굴 표정이 감소하고 식사할 때 사레가 자주 들린다. 이런 증상이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이 있는 사람에게 나타난다면 혈관성경도인지장애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혈관 막힘은 노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혈관 막힘 증상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혈관 안쪽의 변화는 일생을 두고 일어난다. 따라서 젊어서부터 식생활, 운동, 술, 담배 같은 생활습관이 노년의 혈관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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