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조심 화장을 하다 보면 짜증이 난다. 그러나 여드름투성이로 사람들 앞에 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숨을 쉬며 화장을 한다.
화장을 많이 하면 여드름은 악화된다. 악화된 여드름을 가리려고 더욱 진한 화장을 하게 된다.
악순환이다.
여드름에 좋다고 소문난 화장품으로 바꾸기도 했다. 다들 효과를 봤다는 여드름 약도 써 봤다. 그러나 여드름은 더욱 심해졌다. 이 씨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이 씨는 여드름 흉터 치료를 주로 하는 클라리파 피부과의 황은주 원장을 찾았다.》
울긋불긋… 올록볼록… 성인 여드름 꼼짝마! 3회 시술로 2년 이상 효과
▽스무 살에 시작된 성인여드름=이 씨는 사춘기 때까지만 해도 여드름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였다. 1년 전 직장생활을 시작할 무렵 한두 개가 생기더니 어느 새 얼굴 전체로 여드름이 퍼졌다. 피지분비가 가장 왕성할 때도 나지 않던 여드름이 왜 성인이 된 다음 극성을 부리는 걸까.
황 원장은 “사춘기 때는 ‘안드로겐’이란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드름이 생기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스트레스, 화장, 음주, 불규칙한 생활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부터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여드름투성이가 돼 찾아오는 20대가 의외로 많다”고 덧붙였다.
여드름이 생기면 모공을 빠져나가지 못한 피지와 각질이 뭉치는 ‘각질 정체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뭉친 각질과 피지는 ‘면포’라는 초기 단계의 여드름을 또 만든다. 여드름 균이 면포에서 번식하면 빨갛게 붓는 염증성 여드름이 된다. 염증성 여드름은 만지면 아프고 노랗게 곪기 쉽다.
성인이 된 다음 여드름이 났다면 이 각질 정체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다. 피지가 잘 빠져나가도록 모공을 부드럽게 해 줘야 여드름 균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여드름 균-과다 피지 동시 해결=여드름이 늘면서 여드름 흉터까지 늘었다. 이 씨가 치료를 받기로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씨는 여드름 균과 과다 피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레블란 PDT 시술’을 받기로 했다.
이 시술은 간단하다. ‘레블란’이란 물질을 피부에 바르고 레이저를 쬐는 것. 빛을 쬐기 전에 피부에 바른 레블란은 여드름과 피지선에 흡수된다. 이어 레이저 빛을 피부에 쏘면 여드름 균과 피지선만 파괴된다.
레블란의 주성분인 ‘5-ALA’는 체내에 이미 존재하는 성분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 물질이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도 많이 나와 있다. 미국의학도서관에만 127개의 이런 논문이 보관돼 있을 정도다.
황 원장은 “레블란PDT 시술은 보통 한두 번만 받아도 6개월 이상 여드름 개선 효과가 지속되며 3번 정도 시술을 받으면 그 효과가 2년 이상 간다”며 “특히 염증이 심한 여드름이나 재발이 잘 돼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치료 후 관리가 중요=레블란 PDT 시술을 받은 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48시간은 햇빛에 절대 노출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시술을 받은 후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선탠한 것처럼 피부색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술 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주고 이틀간은 야외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야외활동을 하더라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또 피부에 충분한 수분과 영양이 공급되도록 보습제를 듬뿍 발라주는 게 좋다.
이 씨는 한 달 간격으로 두 차례 이 시술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상당히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이 씨는 “피부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여드름이 거의 나지 않아 직장동료나 친구들 앞에서 예전보다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여드름이 많이 나아지면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데, 깨끗이 씻고 주 1회는 각질제거를 하면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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