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최영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 약 중 가장 기본적인 치료제인 아이나와 리팜핀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 환자는 2262명이었고, 다제내성보다 더 심한 내성을 보이는 광범위 내성 결핵(슈퍼 결핵) 환자는 23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 결핵은 아이나와 리팜핀뿐만 아니라 2차 항결핵제인 주사제와 퀴놀론계까지 내성이 생긴 결핵이다. 국내에서 슈퍼 결핵 환자 수가 진료기록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건보공단은 지난해부터 다제내성 결핵과 광범위 내성 결핵에 질병코드를 부여해 내성 결핵 환자 규모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다제내성 및 광범위 내성 결핵 환자를 연령대별 살펴보면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가 24%(569명)로 가장 많았고 20대 20.2%(482명), 40대 20%(478명), 50대 15.9%(379명), 60대 11.8%(282명), 70대 이상 6.3%(151명) 순이었다. 젊은 층에서 많은 이유는 결핵 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하거나 복용을 아예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 결핵 환자는 70대가 가장 많다.
다제내성 및 광범위 내성 결핵의 치료기간은 18개월 이상으로 일반 결핵의 치료기간(6개월)보다 3배 이상 길다. 또 1명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10∼15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내성 결핵균을 막으려면 처음 결핵에 걸렸을 때 6개월간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 보건연구원은 “내성 결핵에 별도의 질병 코드를 지난해 처음 부여한 만큼 의사들이 세부 분류코드를 몰랐을 수 있어 실제 내성 결핵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한 해 결핵 환자 4만 명 중에 10%인 4000여 명이 다제내성 결핵 환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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