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에 ‘사각턱’ 수술을 받았어요. 처음엔 얼굴이 갸름해진 것 같아 좋았죠. 그런데 부기가 가라앉고 자리를 잡은 후에도 입 모양이 부자연스러웠어요. 입도 튀어나와 보이고….”
김지현 씨(32·여·가명)는 잘못 받은 사각턱 수술 때문에 오랜 기간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아래턱이 발달하면서 앞으로 돌출된 상태였던 김 씨는 지난 3월 위턱과 아래턱을 함께 교정하는 양악 수술을 받았다.
안면윤곽 전문인 프로필성형외과의 정재호 원장은 “사각턱 수술을 상담하는 환자들 중 김씨와 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50%가 넘는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대학교수로 재직할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성형외과의 인터내셔널 두개악안면외과(얼굴뼈 전체) 임상 교환교수를 지낸 바 있다. 현재 연세대 의대와 아주대 의대의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미용뿐 아니라 기능도 고려해야
국어사전이나 백과사전에 없는 용어인 ‘사각턱’은 귀 밑 아래턱뼈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면서 곡선으로 뻗어야 할 뼈가 각이 진 증상을 가리킨다. 그 모양이 겉으로 보기에 네모처럼 보여서 사각턱이라 부르게 됐다.
그러나 이 사각턱이란 말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각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각턱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근육이 너무 발달해도 턱이 사각으로 보일 수 있고, 적당히 나와 있어야 할 앞턱이 제자리보다 뒤에 있어도 사각턱으로 보일 수 있다. 사각턱은 돌출 입, ‘무턱’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섣불리 사각턱 수술만 했다가는 김 씨처럼 다른 증상이 더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은 대개 발음이 새거나 부정교합이 되는 등 기능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증상에 적합한 수술을 받으면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잘못된 수술을 받으면 겉으로 보기에 모양은 나아져도 기능 문제는 또 다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정 원장은 “사각턱 수술 시 미용적인 측면뿐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치아 교합이나 얼굴 골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뤄져야만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상적인 얼굴형 만들어주는 양악 수술
사각턱, 무턱, 돌출입 등의 증상이 동반됐을 때 가장 효과적인 수술이 바로 양악 수술이다. 양악 수술은 위턱과 아래턱을 함께 움직여 가장 이상적인 턱의 모양을 만들어주는 수술법.
가장 이상적인 턱의 모양이란 안면윤곽 수술 시 가이드라인이 되는 몇 가지 지표에 의해 결정된다. 얼굴 각도, 얼굴 길이와 넓이의 비, 전형적인 교합 형태, 잇몸의 노출 정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부분을 환자에게 제대로 적용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얼굴의 조화를 고려하면서 환자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다. 환자는 어렸을 때 버릇, 잠잘 때 버릇 등을 의사에게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문진이 끝난 후에는 두개안면부 전체를 X선으로 촬영한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얼굴 모양은 2차원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증상을 알기에는 부족하다. X선으로 촬영된 3차원 얼굴뼈 구조는 뼈의 현재 위치와 형태를 정확히 알려주고 가장 효과적인 뼈의 이동 위치와 경로를 파악하도록 해준다.
정 원장은 “정확한 진단, 철저한 수술 계획,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 등 3박자가 맞아야 환자가 원하는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프로필성형외과는 안면윤곽 수술과 함께 소이증 등 귀 성형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다. 최근에는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을 역임한 오용석 원장을 영입해서 마취에 필요한 안전시스템을 단단히 구축했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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