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채 씨(26)는 갑상샘암 2기 진단을 받아 종양제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 씨는 수술 시 목 피부를 절개해야 할까봐 마음이 편치 못했다. 수술 흉터가 남기 때문이었다. 이 씨는 내시경 수술을 받기로 했고 고려대 안산병원 최소침습수술센터를 찾았다. 의료진은 겨드랑이로 내시경을 넣어 종양을 제거했다. 이 씨는 덕분에 목에 작은 흉터도 없이 퇴원할 수 있었다. 최소침습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절제 부위를 극소화해 수술 후에도 상처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혈량과 통증이 적어 퇴원도 빨리 할 수 있다. 박정율 고려대 안산병원 최소침습수술센터 소장은 “최소침습수술로 환자는 빠른 회복, 최소 절개, 통증경감 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 복강경 자궁경수술 등 국내 최고 수준 노하우-설비
○ 내시경·복강경·로봇 수술 등 다양
최소침습수술 방법은 내시경 수술, 복강경 수술, 관절경 수술, 로봇수술 등 다양하다. 내시경 수술은 가장 역사가 오래된 기술이다. 100년 전 처음 쓰인 이후 발전을 거듭해 현재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인 수술방법으로 자리 잡게 됐다. 현재 굴곡형 내시경과 더불어 점점 더 가늘고 이용도가 다양한 내시경이 속속 나오고 있다.
내시경 수술의 일종인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을 대신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술법이다. 배를 절제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낸 후 특수 카메라가 부착된 복강경을 집어넣어 수술한다. 처음 비뇨기과에서 쓰였으며 산부인과, 일반외과, 흉부외과 등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사람의 손이 닿기 힘든 곳을 로봇의 섬세한 움직임을 이용해 편리하고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다. 전립샘암, 직장암, 위암, 갑상샘암, 여성암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치료비가 1000만∼2000만 원으로 비싼 편이다.
○ 갑상샘·여성 질환 수술 많이 이뤄져
고려대 안산병원은 2005년 최소침습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최소침습 수술센터’를 열었다. 복강경, 관절경 등 첨단 내시경 장비가 20여 대 있으며 로봇 수술기는 조만간 들여올 계획이다. 외과수술 학습실을 개설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내시경, 복강경을 이용한 환자 수술과 진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침습수술센터에서는 갑상샘질환과 여성질환 수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갑상샘 최소침습수술은 내시경, 로봇을 이용해 겨드랑이나 유륜(유두 주위의 둥글고 흑갈색 부분) 부위로 내시경을 넣어 갑상선을 절제하므로 목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기술과 경험이 쌓이면서 종양과 림프절 절제 효과도 좋아졌다. 기존의 수술방법에 비해 정교하게 종양을 절제하고 성대 신경, 부갑상샘, 혈관 손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궁관련 질환 치료에는 복부에 복강경을 넣어 수술하는 방법과 자궁 내부로 자궁경을 넣어 수술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복강경 수술은 배꼽 주위 2, 3군데 피부를 10mm 정도 절개하고 내시경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자궁경 수술은 자궁 내부를 내시경을 통해 직접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좀 더 정확하게 질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자궁 기형 여부를 알아보거나 불임과 자궁출혈의 원인을 확인하는 데도 자궁경이 쓰인다.
○ 척추질환 수술에도 활용
이 병원에서는 오목가슴 수술, 디스크 수술,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에도 최소침습수술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오목가슴은 ‘새가슴’과는 반대로 흉골이 안쪽으로 구부러져서 가슴이 움푹하게 들어가 있는 것. 기존 수술법은 가슴을 20cm 절개하고 30일 정도 입원해야 하는 대수술이었지만 요즘은 ‘너스 수술법’을 도입해 입원 기간을 4일로 단축시켰다. 너스수술은 전신 마취 후 흉곽 양 측면을 1cm 가량 절개해 활처럼 휜 금속 막대를 가슴 속으로 집어넣어 함몰된 가슴뼈를 들어올린 다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이 지지대를 2년 정도 유지시켰다가 제거해 주는 방법이다.
척추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디스크 질환과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인공 고관절 치환술)에도 최소침습수술을 이용하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후유증이나 입원기간 부담을 덜어준다.
이재욱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소침습수술은 장점이 많은 수술이지만 첨단수술이라는 인식을 이용해 환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므로 본인에 맞는 치료를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박정율 최소침습수술센터 소장▼
“최소침습수술은 외과수술의 세계적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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