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다 보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를 소화시키기 위한 담즙산 같은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고 변화하게 된다.
이런 손상과 변화가 수십 년 지속되면 깨끗한 대장 점막 세포에 암이 자라게 된다. 그 밖에 설탕 같은 정제된 당류를 너무 많이 먹어도 대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항병원 대장암센터 육의곤 박사는 “고기를 구울 때는 바싹 태우지 말고 스테이크와 같은 붉은 고기는 가급적 낮은 온도에서 덜 익혀먹는 것이 좋다”면서 “상추, 배추, 양배추, 잎이 많은 채소를 곁들이면 대장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기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식습관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으로는 현미, 고구마, 우엉, 시래기, 고사리, 도라지, 오이, 당근 등이 있다. 유럽 10개국 암 관련 단체의 합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이섬유 섭취량을 두 배로 늘리면 조기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4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으로 식단을 구성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잘못된 조리법은 오히려 장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가능하면 삶거나 찌고 굽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은 지방에서 나오는 독소가 장기적으로 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품 자체에 지방이 많다면 오븐에 한번 익힌 후 조리하거나 재료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면 기름기가 빠진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검사도 중요하다. 의료진이 직접 들여다보면서 검사 도중 발견된 물혹을 바로 절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제된 용종은 조직검사를 통해 조기대장암 진단 여부도 가능하다. 40대 이상 남녀는 최소한 3∼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30대부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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