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경력 7년 이상에 5년간 훈련하면 가능
예상비용 400억… 항공우주硏도 공군 지원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공군과 협력해 한국형 우주인 양성 훈련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며 유인우주기술 확보 계획을 공식화했다. 우주비행사의 신체조건이 일반인과 다른 만큼 공군에서 우주비행사를 선발하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 세부 선발 기준을 마련해 놓은 공군
공군은 현재 우주인 선발 기준과 과정을 담은 ‘우주인 양성 계획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현역 조종사는 선발부터 기초훈련, 고급훈련, 숙달훈련을 거쳐 우주비행사가 되는 데 5년이 걸린다. 사관생도는 여기에 생도생활 4년과 비행훈련 7년을 더해 총 16년이 필요하다. 공군은 또 제트기 비행시간이 1000시간 이상이고 31∼35세의 조종사가 우주비행사로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우주 비행사의 신체 조건은 일반 조종사보다 까다롭다. 시력은 0.28 이상, 혈압은 수축기 140 이하, 혈당은 dL당 110mg 이하, 콜레스테롤은 dL당 240mg 이하여야 한다. 이렇게 선발된 조종사는 4년 동안 기초훈련과 고급훈련, 숙달훈련을 받은 뒤 러시아 소유스호 같은 우주선에 탑승할 자격을 갖춘다.
우주비행사 양성에 필요한 예산은 최소 400억 원.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우주비행사 훈련을 협력하면 일본이 자체기술로 개발해 지난해부터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하고 있는 실험모듈(JEM) 개발에 참여하거나 우주실험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
○ 기존 우주인 활용 계획도 구체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공군이 추진 중인 우주인 양성 계획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주희 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은 “공군 현역 조종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항공생리훈련 및 생환훈련’에 이소연 씨를 참여시켜 우주인 교육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안을 공군과 협의 중”이라며 “이르면 6월경 ‘우주적응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이 씨를 올해 해외 우주인 교육이나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차기 우주인 배출에 필요한 노하우를 쌓게 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이 씨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진행한 18개 우주실험에 대한 후속 계획도 나왔다. 최기혁 항공우주연구원 국제협력팀장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할 수 있는 우주실험 14개를 1월 새로 선정했다”며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미국항공우주국과의 협의를 거쳐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우주 실험 후속 연구도 활발
이 씨가 우주에서 수행한 과학실험을 제안한 과학자들은 향후 유인 우주 개발에 대비해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전통 음식을 정식 우주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가지고 올라간 전통 우주식품 10종은 당시 미국과 러시아 우주인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식품연은 자체 개발한 우주식품 가운데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7종을 뽑아 러시아가 진행하는 화성탐사 계획 ‘마스500’에 참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 씨가 우주에서 가지고 돌아온 씨앗에서 얻은 후손 씨앗을 심어 어떤 돌연변이가 일어날지 확인할 계획이다. 또 2011년 발사될 중국 우주선에 씨앗을 올려 보내 우주식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은 2010년까지 32억 원을 들여 우주 생리학, 항공 의학을 연구하는 ‘항공우주의학연구소’를 지을 계획이다.
연구소는 앞으로 모의 무중력 환경을 만들어 달과 화성 탐사 등 장거리 우주비행에서 나타나는 뼈엉성증(골다공증)과 비행멀미 등 신체 변화를 집중 연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약 3만480m(10만 피트) 상공의 환경을 재현하는 ‘항공우주생리교육장비’를 2012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기자 uneasy75@donga.com
변태섭 동아사이언스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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