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 잘못된 자세와는 무관”

  • 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7분


이춘성 척추측만증센터 센터장이 청소년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이춘성 척추측만증센터 센터장이 청소년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에 척추측만증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센터가 최근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등 7명의 의료진이 상주하는 척추측만증센터는 척추 분야의 명의로 잘 알려져 있는 이춘성 정형외과 교수가 이끌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휘는 질환으로 주로 청소년 때 발견된다. 신체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것 말고는 특별한 통증이나 증상이 없기 때문에 학교 신체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청소년의 2%가 환자로 진단을 받지만 약 90%는 원인을 알 수 없다.

척추가 휜 각도가 20∼40도라면 보조기를 착용해 척추의 휨을 막는다. 휜 각도가 60도 이상이면 수술을 한다. 수술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국내에서 실시된 척추측만증 수술의 30% 정도인 97건을 해냈다. 이번에 전문센터를 세운 것도 이런 강점을 살리겠다는 의도다.

서울아산병원 척추측만증센터는 의학 논문이나 연구를 통해 ‘검증된 치료’만을 실시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또 검사 과정에서 신경에 물혹이 있으면 즉각 신경과에, 운동치료가 필요하면 재활의학과에 의뢰해 협진을 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조기 치료에 대한 철학도 다른 클리닉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국내 대부분의 클리닉은 보조기를 하루에 20∼24시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센터에서는 8시간 이상 보조기를 채우지 않는다. 이 교수는 “보조기 착용을 길게 하는 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오랜 임상경험에서 내린 결정이며 미국에서도 많은 의사가 보조기 착용시간을 단축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잘못된 자세나 무거운 책가방은 척추측만증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부모들의 걱정하는 마음을 악용해 잘못된 교정기구를 쓰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척추측만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2개월에 한 번씩 공개강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02-1688-7575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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