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 좋을수록 믿을건 내 건강과 자녀뿐”

  • 입력 2009년 4월 20일 08시 37분


'믿을 건 내 건강과 자녀뿐.'

경기 침체로 대부분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닫고 있지만 건강과 육아를 챙기려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돈을 더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건강식품의 매출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건강해야'

롯데백화점은 올해 1~3월 건강식품 매출이 19%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전체 식품매장의 매출 신장률 10%를 크게 웃도는 것.

이중에서도 비타민 매출 신장률은 무려 42%를 기록, 다른 건강식품에 비해 압도적인 차이로 매출 신장률 1위로 떠올랐다. 이어 한국 전통차 25%, 홍삼 15%, 꿀, 버섯 등 전통건강식품 11% 순으로 매출 신장률을 나타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올해 1~2월 비타민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7% 증가했다. 3월에는 35.1% 매출이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도 비타민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백화점의 올해 1월~이달 16일 비타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과 3월에는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59%, 68%에 달했다.

●'다른 데서 줄여서 자식에 투자'

소비자들은 육아에 드는 비용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할인점 업계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판촉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가 0¤7세 자녀를 둔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유아동 전용 인터넷 클럽 '맘키즈클럽'.

이 클럽의 회원수는 2006년 3월 서비스 시작이후 3년 만에 38만 명을 넘어섰고 올 상반기 내에는 4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에서는 맘키즈클럽 회원에게 격월로 기저귀, 분유, 유아용품 등 유아동 상품을 10¤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할인 쿠폰북을 제공하고 어린이 뮤지컬이나 문화강좌 티켓 제공, 도서증정 등의 혜택을 줘 회원 수 확대와 충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가 이처럼 '엄마 고객'들에게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3월 기준 맘키즈클럽 회원 고객과 일반 고객의 구매실적을 비교해 보면 맘키즈클럽 회원의 구매횟수는 일반고객보다 0.6회 더 많았고, 1인당 평균 구매단가는 일반 고객보다 1만9000 원이나 많은 6만7000 원에 달했다. 월평균 구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인당 9만4000 원 가량 높게 나타난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이들의 구매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1분기 분유(3.6%)와 기저귀(1.6%), 물티슈(7.5%), 유아 의류(3.2%), 유아용품(8.6%) 매출이 다른 상품군에 비해 좋았다.

홈플러스도 2005년 7월부터 유아를 자녀로 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베이비클럽'(36개월 미만)과 '키즈클럽'(3¤7세)을 운영해왔다. 현재 회원 수는 모두 70만여 명이다.

홈플러스는 마일리지 카드 소지 고객 중 임산부나 0¤36개월의 유아를 둔 고객을 대상으로 유아성장단계별로 필요한 관련 상품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한편 유아 관련 강좌 무료 제공, 상품 구매 시 포인트 추가적립 등 각종 혜택도 주고 있다.

롯데마트도 2007년 10월부터 36개월 이하의 자녀를 둔 롯데멤버스 회원을 대상으로 '아이짱 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0만여 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롯데마트에서 이 회원들은 일반고객에 비해 마트 방문횟수가 35% 가량 많고 1회 구매금액도 평균 25%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서도 본격적인 경기 불황이 시작된 뒤 유아 자녀를 둔 엄마들의 소비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점 업계 관계자는 "유아동 관련 상품은 필수 소비재가 많은데다 다소 값이 비싸더라도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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