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받은 표창이 외국인 과학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1일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과학의 날’ 행사에서 외국인 한 명이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주인공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금속연구센터의 에릭 플러리 박사(48·사진). 청국장을 좋아하고 소주와 맥주도 곧잘 섞어 마신다는 그는 한국 생활 13년차의 반(半)한국인이다. 정부출연연구소 최초의 외국인 연구원이기도 하다. 프랑스인인 그는 한국인 아내를 만나 지금까지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플러리 박사는 외국 석학을 유치할 때 6개월 정도의 단기 체류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가족이 있는 경우 1년이 넘는 한국행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플러리 박사는 “한국에서 6개월, 자기 나라에서 6개월씩 연구하게 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며 “교환학생제도를 함께 활성화한다면 외국과 자연스러운 학문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연구문화를 지적하며 “연구를 다그치기만 해선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플러리 박사는 2005년 세계 최초로 강철보다 강하지만 부러지지 않는 ‘금속유리’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요즘엔 차세대 에너지인 수소연료전지를 값싸게 만들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하고 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