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의 천적 타미플루? 국내서 내성율 높아 우려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4월 26일 17시 15분



멕시코에서 돼지독감이 발병한 13일 이후 81명이 사망하며 급속히 퍼져나가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치료약으로 추천했다. '타미플루'가 조류독감(H5N1)에 이어 돼지독감((A형 H1N1)에도 특효약으로 떠오른 것. '타미플루'는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효소 기능을 막아 치료효과를 내는 항바이러스제로 증상이 발생한 뒤 48시간 안에 복용해야 효과가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타미플루가 돼지독감(A형 H1N1) 치료 효과가 유효하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국내에서 보고 된 적이 없지만 국내에서 발견된 다른 H1N1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들은 이미 '타미플루' 에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국내에서 분리된 H1N1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69개 균주를 대상으로 타미플루 내성을 조사한 결과 100%가 내성 균주로 확인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1월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이래 269개 H1N1 바이러스를 조사한 결과 268개가 내성을 보였다.

타미플루 내성률이 급증하기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2008~2009절기 내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H1N1형 인플루엔자의 타미플루 내성률은 캐나다와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이 우리나라와 같은 100%, 독일 99%, 미국 98%, 홍콩 90% 등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월 타미플루에 내성인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된 이후 세계 곳곳에서 내성 균주 발생이 이어져 불과 1년 만에 평균 95%의 바이러스가 내성을 나타낸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내성률 조사결과는 실험실 배양 결과로, 인체에 투여했을 때 약물의 효과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번 내성률은 H1N1형 인플루엔자에 대한 것으로 H3N2형 등 다른 바이러스 유형에 대해서는 내성균주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미플루'는 1996년 미국 제약회사 질리어드에서 개발한 뒤, 로슈홀딩이 특허권을 사들여 2016년까지 독점 생산한다.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유일하게 조류인플루엔자(AI)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타미플루'는 조류독감이 창궐한 2004~2005년 수요량에 비해 생산량이 턱없이 모자라 세계적인 공급 부족사태를 빚기도 하였다.

각국은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해 수백만~수천만 명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현재 '타미플루' 와 '릴렌자' 240만 명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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