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디스크 삽입으로 입원·치료기간 크게 줄어들어
○ 신경주사로 통증 넘겨
최 씨의 주된 증상은 어깨가 돌덩이를 얹어 놓은 것처럼 짓눌리고 심할 때는 머리부터 목까지 전기가 오듯 찌릿찌릿한 것. 평소 동네 병원에 가면 스트레스 받아 그렇다고 해서 본인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진통제를 처방 받아 고통을 넘겼다. 그러나 매일 목뒤와 어깨가 저렸다. 병원에서 신경주사치료를 받으면 3개월 정도 괜찮다가 이후 다시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최 씨는 굿스파인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정밀검사를 받았다. 박 원장은 진찰을 통해 ‘경추 4∼5번 간 신경관협착증 및 수핵 탈출증’과 ‘경추 5∼6번 후종인대골화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목디스크가 있으며 인대가 뼈처럼 굳어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수술로 신경을 펴줘야만 완치가 가능하고 수술 시기가 늦어지면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했다.
○ 6시간 수술로 손발 감각 되살아나
수술 전 혈액, 폐, 심장, 간, 콩팥 검사를 했다.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어 사흘 후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 씨가 받은 수술은 ‘인공디스크 치환술’과 ‘감압적 경추체 절제술 및 경추 제5, 6번 유합술’이다. 문제가 되는 3개 부위를 한 번의 수술로 한꺼번에 고치는 것이다. 보통 디스크질환은 아무리 어려운 수술이라도 2, 3시간을 넘지 않지만 최 씨는 6시간이나 걸리는 대수술을 받았다.
박 원장은 연간 2000건 이상의 수술 경험과 독일에서 장기 연수하며 척추관절 질환의 최신 치료법을 익힌 것이 도움이 됐다. 먼저 경추 4∼5번 간 신경관협착증 및 수핵 탈출증(목디스크)에 인공디스크를 삽입했다. 인공디스크 삽입술은 목 뼈 부위를 절개하고 디스크를 제거한 후 인공디스크를 넣는 것. 요즘은 자기 인체 고유의 디스크처럼 관절 기능을 그대로 보존시켜 줘 수술 후에도 정상적인 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디스크 퇴화가 너무 많이 진행된 나이 든 사람에게는 적용이 힘들다.
인공디스크 수술은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퇴행성 변화가 심하거나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황색인대(척추 뒷쪽 인대)나 골극(뼈가 덧자란 것)이 심하게 커져 있으면 인공디스크보다 기존 목디스크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또 경추 5∼6번에 생긴 후종인대골화증은 목 중심신경을 누르고 있는 뼈 전체를 드러내고 고정해주는 경추체 유합술을 시행했다.
박 원장은 “인공디스크 교환술은 회복이 매우 빠르고 부작용이 적다”며 “목을 지나는 중요한 신경들을 잘 보존하며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신경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최 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손과 발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 1주일 보조기 착용
최 씨는 수술 다음 날부터 목 보조기를 착용하고 걸어 다닐 수 있었다. 1, 2주 입원한 후 퇴원하고 1주일 정도 보조기를 착용하고 생활했다. 보조기를 푼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과거 수술 방법인 뼈 유합술은 약 3개월간 고정해야 하고 목이 다소 뻣뻣했다면 인공디스크는 거의 불편한 점이 없었다. 최 씨는 자고 나면 어깨가 매우 저렸는데 수술 후 이런 증상이 모두 사라졌다. 손으로 물건을 잡았을 때 감각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손으로 무엇을 잡으면 확실하게 감각을 느낀다. 최 씨는 “전기가 오는 듯한 찌릿찌릿한 증상이 가장 고통스러웠는데 이런 증상이 사라져서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디스크 질환은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재발 방지와 통증 호전을 위해 재활훈련과 환자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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