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 유지년 씨(49)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모금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생후 2년 9개월 된 성은이(4)가 선천성 담도폐색증을 겪어 간이식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수술비 3000여만 원이 부족하다는 사연이었다.
2006년부터 성은이의 부모에게 보험 상담을 해준 유 씨는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후원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유 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666만1250원을 모았고 곧 다음 측은 일부를 보태 성은이에게 700만 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유 씨의 회사 동료들도 블로그 등을 통해 사연을 알리며 1400만 원을 모았다.
한국농촌공사 김해·양산지사에 근무하는 김대환 씨(43)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기부 코너인 ‘해피빈’에 2005∼2008년 총 663회 기부를 해 최다 기부자로 최근 선정됐다. 그는 “하루에 1000원 기부를 원칙으로 매일 기부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인생은 ‘나눔과 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포털 기부사이트 모금액 꾸준히 늘어
17일 포털사이트 다음 등에 따르면 최근 ‘도네티즌(donation+netizen)’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포털사이트 등을 통한 온라인 기부가 활발하다. 네이버 다음뿐만 아니라 다른 포털사이트들도 이 같은 기부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싸이월드의 ‘사이좋은 세상’, 야후의 ‘나누리’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의 해피빈에 참여한 누리꾼은 2006년 약 30만 명에서 2007년 38만여 명, 2008년 83만여 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5월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섰다. 기부액도 2006년 16억여 원, 2007년 22억여 원, 2008년 50억여 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5월 현재 22억 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다음의 희망 모금액도 2008년 전반기 1억1885만여 원, 2008년 하반기 3억9351만여 원, 2009년 1∼4월 1억2374만여 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같은 온라인 기부의 특징은 누리꾼들이 직접 주변의 사연이나 이슈를 알리고 모금을 주도한다는 점. 다음 관계자는 “게시판에 안타까운 사연을 알린 뒤 누리꾼 500명이 추천을 하면 모금이 진행된다”며 “복지단체 등 기관 중심이 아니라 누리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어서 모금이 더 잘 된다”고 말했다.
○ 온라인 기부로 눈 돌리는 복지단체
인터넷에서 누리꾼을 대상으로 한 기부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자 기부사이트를 개설하거나 포털사이트와 연계하는 복지단체도 늘고 있다. 메이크어위시재단도 다음과 함께 동아일보가 보도한 적이 있는 근이영양증을 앓는 배재국 군(13)을 돕는 ‘희망 모금’을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진행해 한 달 동안 2007만 원을 모았다.
▶본보 4월 20일자 A10면 참조
“행복한 기억 영원히” 아름다운 세상구경
▶본보 5월 4일자 A27면 참조
“아빠, 고마워요! 세상을 선물해 주셔서…”
국제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는 이달 1일 기부 전문포털인 ‘기부스타트’(www.givestart.org)를 열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답게 온라인 기부 문화도 급속도로 성장했다”며 “최근 3년간 굿네이버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매달 정기적인 후원을 약속한 회원은 전년에 비해 2006년엔 2.5%, 2007년 14.7%, 2008년 88%가 증가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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