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따르면 이들은 격리 초반에는 보건당국이 흡연, 선탠, 운동 등을 금지해 불만이 컸다. 한 동료는 "너무 지겨워 이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감염자가 점차 늘어나자 보건당국의 통제가 더 심해졌다. 블로그 운영자는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지 말고 인터폰을 사용하라고 하는 등 각종 통제 속에서 무료한 생활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격리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한 동료 강사는 "휴가라고 생각하자"고 했다고 한다. 보건당국도 이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했다. 원하는 식사 메뉴를 주문받아 시설 안으로 배달해줬다. 인터넷이 제공되고 시설 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비디오 게임도 할 수 있었다. 흡연은 안 되지만 선탠과 운동도 허용됐다. 요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블로그 운영자는 3일째 올린 일기에서 "학원에서 일자리를 보장해주기로 했고, 책과 영화 DVD를 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7일이나 더 갇혀있어야 한다는 나쁜 소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블로그에는 이들이 먹은 저녁식사나 간식 사진도 다수 올라와 있다. 햄버거와 돈가스, 볶음밥 등의 사진과 함께 "매우 맛있었다"고 써 놓았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주는 한국 납세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가 외국인 혐오증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외국인이 옮기는 병이라는 선입견을 버려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격리 마지막 날 일기에는 "한국 의료진에게 감사하다. 무척 당황스러운 상황을 좋은 경험으로 만들어줬다"는 인사를 남겼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들은 잘못을 저질러 격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대부분을 최대한 제공해줬다"며 "이것이 국제적인 대응이며, 이렇게 해야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격리돼도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고 나아가 국가 이미지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