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경막외내시경요법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6분


초미니 내시경의 위력!… 수술 어려운 척추질환도 OK

《농사를 짓는 김태석 씨(56·전남 나주)는 고된 농사일 때문인지 6년 전부터 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에 시달렸다. 김 씨는 수술 하지 않고 고통을 참아보려 했지만 침을 맞거나 물리치료를 받아도 통증은 가시지 않고 오히려 왼쪽 다리까지 땅기고 저린 증상이 나타났다. 결국 허리병을 잘 고친다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김 씨. 그는 수술 후 당장 통증이 사라진 것 같아 기뻤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 갑자기 허리와 엉덩이 부위가 쿡쿡 쑤시면서 통증을 다시 느끼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봐도 이렇다 할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아봤지만 통증은 더 심해졌다.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던 그는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도일신경외과에서 경막외내시경요법을 받아보기로 했다.》

국소마취로 시술시간 짧고, 절개안해 곧바로 퇴원

○ 특수내시경으로 수술 부위 직접 파악

경막외내시경 요법은 척추를 감싸고 있는 경막 바깥쪽에 일반내시경의 10분의 1 정도 크기의 특수 내시경을 삽입해 직접 내부를 살피는 것이다.

내시경을 통해 상태를 파악한 결과 김 씨를 괴롭힌 통증의 원인은 신경유착이었다. 수술 이후 근육, 인대조직 등이 신경에 들러붙은 것이다. 수술 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는 이처럼 척추 신경에 근육 등이 들러붙는 사람이 종종 있다.

유착현상은 수술 부위가 아무는 과정에서 나타나기 쉬운데 MRI와 같은 정밀검사로도 발견되지 않는 때가 있다. 이럴 때 경막외내시경요법을 이용하면 좀 더 직접적으로 원인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국소마취만으로 시술이 가능하며 시술 후 2시간 정도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

○ 시술시간 30분

의료진은 내시경을 통해 신경이 들러붙은 부위에 유착 방지제를 주입하는 시술을 했다. 시술 시간은 30여 분. 재수술을 받지 않고 간편한 방법으로 유착을 치료하는 것이다.

경막외내시경 요법은 경막외 공간에 염증이 생겼을 때나 신경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협착증 치료에도 이용할 수 있다. 염증 치료는 내시경을 통해 염증이 생긴 부위에 염증 제거 약물을 주입하면서 치료한다.

고도일 원장은 “경막외내시경요법은 만성적인 허리통증, 디스크로 인한 통증, 수술 이후의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허리수술 이후의 신경유착이나 염증으로 인한 통증, 각종 지병 등으로 척추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부담이 될 때 적합한 시술법”이라며 “일반적인 외과수술 이후 재발해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인 경우에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경막외강을 통해 수술 부위에 접근할 때에는 척수신경을 건드릴 위험이 있다. 또 아직까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적은 없지만 감염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함부로 시도할 수 없는 시술이기도 하다.

○ 당분간 무리하지 말아야

시술을 받은 김 씨는 바로 퇴원해 서울의 친척집에서 이틀 정도 안정을 취한 후 고향으로 내려갔다. 의료진은 그에게 하루 정도 안정을 취하라고 권했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는 최소 침습시술이지만 그래도 하루 정도는 안정을 취해야 재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하면 내부출혈 위험도 있다. 또 일주일 정도는 허리를 무리하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의료진은 김 씨에게 “아무리 농사일이 바쁘더라도 당분간 무리해서 일을 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다.

시술 후에 술과 담배를 과용하면 회복이 더디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담배는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 물질이다. 디스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의 혈액 순환을 떨어뜨려 디스크의 퇴행현상이나 변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술 역시 과음을 하면 시술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고 원장은 “흔히 수술 후 안정만 제대로 취하면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갈 것으로 오해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단련시키지 않으면 허리 부위가 뻐근한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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