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배기열)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황 박사와 이병천 서울대 교수, 강성근 전 서울대 교수, 윤현수 한양대 교수, 김선종 전 연구원,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 등 6명의 피고인이 모두 출석했다. 이들에 대한 1심 공판은 2006년 6월 20일 처음 시작됐고, 그해 12월 12일 열린 7차 공판 이후 피고인 6명이 모두 법정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황 박사 사건 공판은 첨단 생명과학 분야라 진위 검증이 쉽지 않은데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서 신청한 증인이 100여 명에 달해 1심 공판만 3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그동안 안규리 서울대 교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등 70여명의 증인들을 상대로 황 박사의 혐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춰 재판을 진행해 왔다. 재판부는 지난 달 황 박사와 관련된 증인 심문이 마무리됨에 따라 8일 공판부터 나머지 5명의 피고인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날 공판은 피고인별로 변론 취지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증인 심문 계획을 세운 뒤 40분 만에 끝났다. 공판 내내 황 박사는 눈을 감거나, 서류를 뒤적거렸을 뿐 옆에 앉은 다른 피고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다른 피고인들도 재판이 끝나자마자 서로 인사조차 나누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재판부는 앞으로 2, 3차례 공판을 더 진행한 뒤 이르면 9월경 1심 선고를 내릴 계획이다. 황 박사는 장영실 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제11회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 수상자로 결정돼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상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공판과 시간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