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야후 일부 블로그 ‘도박홍보 사이트’ 둔갑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도박사이트 광고로 도배된 피해 블로그 화면. 원래 제목과 게시글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터넷 바카라 게임 사이트’라는 광고문구가 잔뜩 적혀 있다. 사진 제공 NHN
도박사이트 광고로 도배된 피해 블로그 화면. 원래 제목과 게시글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인터넷 바카라 게임 사이트’라는 광고문구가 잔뜩 적혀 있다. 사진 제공 NHN
ID-비밀번호 유출된 듯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블로그 운영자 가운데 일부는 최근 사이트 관리를 위해 접속했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자신의 블로그가 ‘맞고 카지노 라이브 바카라 www.***cazino.**’ 등의 인터넷 도박 사이트 광고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에 따르면 5월 말부터 일부 블로그들이 운영자도 모르는 사이에 온라인 도박 홍보 사이트로 둔갑한 것으로 밝혀졌다. NHN은 현재 실태를 파악 중이며 지금까지 40여 개 블로그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를 봤다는 블로거들의 글이 속속 사이트 게시판 등에 올라오고 있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 블로그에는 게시글 사이사이에 도박 사이트 광고 문구가 가득 적혀 있었고, 다른 피해 블로그에는 도박 사이트를 안내하는 배너 광고가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일부 블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가 이미 여러 차례 같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피해 사례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야후코리아가 운영하는 야후 블로그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NHN 관계자는 “블로그 내용이 바뀐 것 외에 다른 피해가 있는지를 확인 중”이라며 “요청이 있을 경우 피해 글을 복구해 주고 다른 피해가 발견되면 수사 의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NHN은 용의자가 해외를 경유해 접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NHN은 이번 피해가 운영자의 ID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돼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군가 개인정보를 도용해 접속한 뒤 기계적으로 광고를 기존의 게시물에 넣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NHN은 가입자들에게 ID와 비밀번호를 다른 사이트와 동일하게 사용하지 말고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하는 등 개인정보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개인정보의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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