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 수술 부작용으로 오랫동안 고생했어요. 남들 얘기로 알았는데 제가 이런 일을 겪을 줄은 몰랐죠.”》
직장인 윤아영 씨(34·여)는 1999년 쌍꺼풀 수술을 받은 뒤 한동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아래를 바라보는 것도 힘들었다. 과도하게 높게 잡은 쌍꺼풀 라인 때문이었다. 이후 2002년과 2004년 두 번에 걸쳐 재수술을 받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눈매가 더 부자연스러워졌다. 또 재수술을 받는 것이 두려웠다.
지난달 윤 씨는 수소문 끝에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에 위치한 눈, 코 성형 전문병원인 크리스마스클리닉을 찾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곳이 이른바 ‘터미널 수술’(성형수술이 잘못되었을 경우 이를 다시 바로잡아주는 수술을 뜻하는 은어)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클리닉에서 윤 씨는 두 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기존 수술 시 잡혀있던 부자연스러운 쌍꺼풀 라인을 낮춰 다시 쌍꺼풀을 만들었다. 윤 씨는 “이제 눈도 잘 감길 뿐 아니라 훨씬 자연스러운 눈매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눈은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부위이자 가장 섬세한 수술이 요구되는 부위이기도 하다. 눈은 얼굴의 표정을 만들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눈이 부자연스러우면 인상 자체가 어색해 보인다.
첫 수술뿐 아니라 재수술도 눈 부위가 가장 많다. 수술 후 나이가 들면서 처지기도 하고 묶어놓은 매듭이 풀려 쌍꺼풀이 없어지기도 한다. 1차 수술보다 재수술이 더 까다롭다는 사실은 쌍꺼풀 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크리스마스클리닉은 12년 전 개원 후 이런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눈과 코 부위를 전문적으로 수술해왔다. 이 때문에 ‘터미널 수술’ 환자들이 많이 찾는 병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 미세수술용 도구를 사용해 정교한 수술을 도모
눈과 코 성형은 절개부위도 작고 해당 부위의 근육들도 가늘어 섬세한 수술이 필요하다. 크리스마스클리닉은 수술의 정교함을 높이기 위해 미세수술에 사용되는 가는 실과 바늘, 바늘을 잡는 기구 등을 이용한다. 이들 도구는 현미경 수술 시 사용되는 것들. 이런 세심한 시술과정으로 인해 수술 시간도 다른 병원들의 두 배에 이른다. 이 병원에서 눈 수술을 받은 뒤 다른 병원에서 실을 뽑으려다 실이 너무 가늘어 결국 실패하고 이곳으로 다시 온 환자가 있었을 정도.
이런 정교한 수술도구들은 일반 수술도구에 비해 고가인 데다 관리도 쉽지 않다. 하지만 수술 후 부기가 적고 완성도가 높다.
○ ‘크리스마스 연구소’에서 생긴 일
이 병원 건물 9층에는 ‘크리스마스 연구소’가 별도로 존재한다. 연구소 회의실에선 매일 아침 의료진의 콘퍼런스가 이뤄진다. 8년간 지속되어온 현상이다.
이곳에 모인 의료진은 환자의 사진과 피부타입, 습관 등 각종 기록을 살펴보며 해당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논의한다.
사람의 눈과 코는 생김이 모두 다르다. 일란성쌍둥이들도 같지 않을 정도. 결국 일반화된 수술법이라 해도 환자마다 적용되는 방식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수술법을 마스터한다 해도 환자는 마스터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철저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의료진은 새로운 수술법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회의 준비와 연구에 철야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이 병원에는 대학병원에 있는 원장들을 위한 의국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 왜 크리스마스죠?
크리스마스클리닉은 고객서비스를 위한 시설과 이벤트로도 유명하다. 병원 내에 환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드는가 하면, ‘보톡스 데이’를 정해 저렴한 가격에 보톡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서비스와 소문을 통해 이 병원에는 전국 단위의 환자들이 찾는다.
크리스마스클리닉의 비전은 ‘세계 최고의 눈, 코 수술 전문병원’이 되는 것. 이 때문에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도 ‘nunco(눈코)’로 지었다.
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왜 병원 이름이 ‘크리스마스’일까” 하는 것. 병원 측은 “크리스마스에만 느낄 수 있는 설렘을 환자들이 느꼈으면 하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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