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맥주, 갈증 더 일으킨다

  • 입력 2009년 6월 29일 02시 59분


몸안에서 열 발생… 물 마신 후 음주하면 도움

여름은 맥주의 계절이다. 더울 때 시원한 맥주는 땀을 식혀준다.

여름철 맥주 판매량은 겨울의 2배를 웃돈다. 지난해 7월 맥주 판매량은 22만 t으로 같은 해 겨울 평균 판매량 12만 t의 2배에 육박한다. 맥주의 월평균 판매량인 15t에 비교해서도 훨씬 많다.

그러나 더위를 식히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시는 맥주가 오히려 더 더위를 느끼게 할 수 있다.

차가운 술은 직접적으로 감각세포들을 자극한다. 또 알코올은 세포에 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차가운 느낌은 더 강하게 뇌에 전달된다. 물보다 맥주의 청량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술은 목구멍에 넘어가는 순간만 청량감을 줄 뿐 이후에는 갈증이 더 심해진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의 전용준 원장은 “알코올은 흡수가 빨라 섭씨 4∼8도의 맥주는 청량감이 크지만 몸 안에서 열을 일으키기 때문에 근본적인 더위 탈출법이 되지 못한다”며 “오히려 여름철에 생각 없이 맥주를 마시다 보면 정상 음주량을 넘어서기 쉽다”고 말했다.

술을 마시고 싶다면 물 한 잔을 먼저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은 갈증을 해소하는 최적의 음료다. 술을 마시기 전에 물을 한 잔 마시면 알코올을 희석시켜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와 양을 낮춰준다. 갈증을 해소하는 청량감은 지키고 알코올 흡수는 줄일 수 있다. 또 마신 물이 포만감을 더해 알코올에 대한 욕구를 줄여준다.

술이 너무 심심하다면 살구냉차, 오미자차, 수박화채를 사전에 만들어놨다가 마신다. 살구는 비타민과 섬유질이 많아 여름철 탄력을 잃은 피부와 쇠약해진 몸을 회복하는 데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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