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자생하는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구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국립생물자원관이 유전적 특성 등을 확인해 분류 근거를 밝혀내거나 아직까지 기록에 없던 종을 새로 발견하는 등 연구 성과를 잇달아 내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한상훈 척추동물연구과장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전략지역 및 특정분류군 표본 확보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2만2000여 점의 생물 표본을 확보했다”고 최근 전했다. 이 사업은 한탄강, 평창군, 흑산도 일대 등 급격한 환경 변화로 해당 지역에 자생하는 생물이 멸종하거나 생태계가 크게 변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정하고 생물표본을 조사하는 사업이다. 이 중에는 한탄강 지역에서 확보한 강부추, 흑산도 지역에서 확보한 석곡과 밤일엽아재비 등 국내에서 처음 채집된 표본도 포함돼 있다.
자원관은 또 이번에 ‘구멍장이버섯류 신종’ ‘미세 조류(藻類) 긴털실말속 신종후보종’ 등 세계에서 처음 확인한 생물체 2종을 포함해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생물 790종에 대한 계통유연관계도 확인했다. 계통 유연관계란 각 생물의 유전자의 특성을 파악해 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일종의 족보 정리 작업”이라는 것이 자원관 측 설명이다.
임문수 생물자원총괄과장은 “약의 원료로 사용하는 생물이 우리나라에는 없는 종일 경우 계통 유연관계를 통해 가장 가까운 종을 가지고 실험하면 외래 생물종에 대한 로열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