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약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개발된 조루 치료제가 9월 말 국내에 출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먹는 조루 치료제 ‘프릴리지’(한국얀센·성분명 다폭세틴)의 국내 시판을 허가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얀센은 9월 말부터 이 약의 판매를 시작한다.
조루는 발기 여부와는 큰 관련이 없다. 발기가 잘 돼도 사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거나 극히 미미한 자극에도 바로 사정하면 조루에 해당한다. 지난해 대한남성의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27.5%가 자신을 조루라고 생각하고 있을 만큼 환자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뿌리거나 바르는 약밖에 없어 성관계를 갖기 직전이나 도중에 ‘처치’를 해야 하는 불편이 컸다. 프릴리지는 성관계를 갖기 1∼3시간 전 편할 때 복용하면 7시간까지 약효가 지속되기 때문에 훨씬 간편해졌다. 프릴리지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만 18∼64세가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정에 1만 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얀센 측은 한국을 포함해 143개국에서 조루환자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복용 전 평균 0.9분에서 복용 후 3.5분으로 3.8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약은 임상시험 단계부터 화제를 낳기도 했다. 2005년 6월 국내에서 첫 임상시험이 시작됐을 때 지원자가 당초 배정된 인원보다 2, 3배 많아 제약사가 부랴부랴 임상시험 정원을 늘린 바 있다.
한국얀센 측은 “기존 조루 치료제가 성기의 감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사정을 지연시키지만 이 약은 사정 중추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조루를 치료한다”고 밝혔다. 다만 메스꺼움, 두통,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이 일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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